[스크랩] 나무토막같은 여자랑 사는 남자의 비애..
띠~리~릭.. 띠~리~릭..
마침 컴앞에 무선전화기가 있어 냉큼 받는다.
"여보세요..?"
"어~~ 나야~~**이한테 한다는게..잘못걸었네~~"
"그래~~ 조금 전에 나랑 통화했는데.. 다시 걸어보던지.."
"아휴~~ 이사람아~~이왕 걸었는데..
서울하고 삼척인데..무슨 할말이 그리 없는가..ㅠ
"참나~~ 조금전에 전화 했잖은가..?"밥먹었어요~~?..
"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멀리 떨어져있는데..
밥먹었냔 소리밖에 할말이 없는가~~
그렇게 할말이 없어서야원..알았어.."
뚜뚜뚜뚜..............끊어진 전화기너머로 약간은 서운해 하는 서방님 얼굴이 그려진다.
그래!! 내가 너무 성의없이 전활 받았나~~
순간 조금은 미안한맘도 들고..솔직히 딱히 할말도 별로없고..
조금전에 저녁 먹었다고..한강에서 배위에서 밥먹는다고.
이미 간단한 안부는 다~전해진 후이고..
무슨 이역만리 외국에 나간것도아니고..
코딱지만한 우리나라안에 있으면서..(세계지도상엔..ㅋ)
혼자 방금의 나의 태도에 내식의 합리화를 얼른 해보면서...
요즘은 고속도로 상황도 옛날보다는 많이 좋아져서..
한적한 밤시간이면 얼추 세시간 조금 넘으면 올수있는 거리인데..
마치 멀리 떨어져있는것 마냥 ..평소엔 그러지않으면서..
한달 교육일정에 3주차..
이제 열흘 조금 남았다.
그것도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집으로 내려오면서 그리도 애틋 할까..
아니다 애틋한것이 아니라..내가 이렇게 멀리 집 떠나 있는데..걱정은 안되냐~~
빈말이라도 보고싶진 않냐..밥은 먹고 교육 받냐..
뭐 이런 곰살 맞은 다정한 말들을 기대했으리라..
이론은 이리 빠삭한데..어째서 막상 전화라도 걸려오면 ..
갑자기 우리집 전화번호도 어떨때 생각이 안나는 것처럼..
무슨 말을 할까~~ 밥은 먹었냐고..어제 물어봤는데..또 물어볼까~~
몇마디물음만 입력이되있는 내머리속이 그저 하얘진다.
솔직히 밥먹었냐~~ 덥지않냐~~ 뭐 그런 간단한 안부가 서로 오가면 딱히 할말도 없는데..
그저 묻는 말에만 대답하고..간단한 예~~ 정도의 수동적인 맞대꾸만 하게 된다.
무슨 114안내서비스도 아니고.. 그저 묻는 말에만 친절히..(?)..ㅋ
언제나 서운함을 먼저 내비치는건 역시 나보다 많이 감성적인 서방님..
내가 평소에 곰살 맞고 애교가있는 사람이라면 그 서운함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내가 생각해도 세상에 이런 무뚝뚝하고 재미없는
나무토막같은 아줌씨는 지구상엔 아마 없을듯한데..
태어날때부터 이렇게 무뚝뚝한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걸 어쩌란 말인가..
조금의 기대라도 져버리지않는 그 끈기(?)에 피식 미안한웃음만 나온다.
보내는 사람...떠나는 사람..
글쎄..과연 어느쪽이 더 애틋하고..마음이 더 쓰일까~~
매번 꼬박꼬박 배불리 나이는 먹어가면서..
어째서 맘 씀씀이는 더 팍팍해지고..건조해지고..인색해지는지..
언제나..기억을 지우며사는 사람처럼 ..
외국여행을 가거나..지금처럼 조금 긴 출장을 갈라치면..
이상하게 어린아이마냥 유치한(?) 기대를 하게되나보다.
무슨 일년에 한번 만나는 견우직녀도아니고..
그렇다고 우리가 신혼 부부도아니고..
그런 약간의 서운함을 고맙게 느껴야할지..
지금까지 함께 살면서..요즘이 나름 가장 긴 이별(?)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참..어떨땐 농담처럼 얘기한다.
우리서방님은 애교도있고..다정다감한 사람만났더라면
정말 덜 피곤하고..대접받고 살텐데..
나같은 나무토막이랑 살아서..재미없지..?
".................................................."
공감한단 얘긴가~~
그 무언의 침묵은 무엇이란 말인가..
참~~ 어렵다..남남이 만나서..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서로 적절히 비위맞춰가면서..채워주면서 살아야..살아가는 이유도 ..지금까지 함께 살아온이유도 되련만..
부부사이에... 과연 잘살아가는 정답은 있는것일까..
글쎄............아마도 똑떨어지는 정답은 없을듯싶다.
무슨 수학문제도 아니고..
그저 내식대로 적응해가며 터득되어지는 저마다의 여러 해답만이 존재할뿐인것같다.
부족한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부터 다시 찜통더위라 하네요~~
모두모두 더위 잘 이겨내시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