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지기의 소중함 (미즈넷에서본 글)
여보.
비가 내린다. 바람도 거칠다
화사하게 핀 봄 꽃들은 어찌하라고 저리도 무심하게 내리는지.......
오늘 작년에 냈던 소득세 5백만원이 환급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5백만원. 번거나 다름없고 공돈 생긴거나 다름없는데 마음에도 비가 무수히 내린다.
25년을 내 옆에 있다가 하늘나라 간지 벌써 7개월.
투병하면서 치료비, 입원비 등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갔고 그 내역들을 첨부해서
신고를 했더니 환급이 되었다.
당신이 하늘나라간 댓가로 얻은 돈
당신은 갔는데 세상은 돈으로 계산하고 그것으로 마무리를 한다.
그제는 그동안 확인하지 못했던 엄마 통장좀 확인해보라고 시켰었다
두 아들놈들 앞으로 각각 1천만원 적금
그리고 일반 통장에 2천5백만원 잔고
내가 먼저 확인한 돈도 참 많이도 모았더라 싶었는데 또 이리 큰 돈을 주고갔네
지지리도 못난 남편 만나 알뜰살뜰 모으며 자식들 뒷바라지 열심이던 당신
여지껏 단 한번도 봉급가지고 어떻게 하냐고 묻지 않고 살아왔었는데
아들에게서 통장에 이런 저전 돈이 있다는 전화를 받고 한참을 울었다
살아있을때 맛있는 것도 사먹고 좋은 옷도 사입고 하지
그리 빨리 갈거면서 왜 그리 살았냐는 원망이 사무쳤다
그리고 고맙고 서럽고 안타까워서 주체를 못하겠더라
그런데 오늘 돈이 생겼네. 나에게는 참 가슴아픈 돈이다
당신 장례식때 들어온 돈 전부를 두 아들들에게 똑 같이 주었다고 말했잖아
장가가서도 네들 와이프 모르게 가지고 있다가 정말로 이 돈 없으면
세상 헤쳐나갈수 없을만큼 힘들때 쓰라고 당부하면서 말이다.
세금 환급금과 적금은 똑 같이 두 아들놈들에게 나눠 줄 생각이다
그리고 똑 같은 당부도 잊지 않을거야.
나머지 돈으로는 당신이 살고 싶어했던 시골의 작은 땅을 살까해
거기에 작은 집도 지을거야.
한쪽 벽에 당신 사진 걸어두고 보고 날마다 쳐다보면 옛날에 그랬듯이
지금도 내 옆에 있구나 싶을것 같애
오직 남편, 자식만을 위해 살다간 당신
비는 그쳤는데 여전히 내 마음에는 비가 멈추지 않는다.
언제쯤 이 비가 그칠지.........
여보.두 아들놈들 여전히 공부를 열심히 해서 둘다 장학생이다
한놈은 전액에다 별도 2백만원까지 받고 한놈은 반액 장학생.
합쳐보니 남편 주머니에서 한푼도 내지 않은 셈이되더라
다 당신이 아들들 잘 키워줘서 그렇고 늘 하늘나라에서 지켜준 덕분이다.
고맙다 여보. 앞으로도 그래주면 더 좋겠다
이제는 가슴에다만 담고 있어야 할 당신
당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을 할데가 없어서 여기에다 끌적거렸어
여보. 남편은 두 아들놈 잘 키워놓고 당신에게로 갈께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잘살고 있어
보고싶다.
너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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