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쉼터

[스크랩] 어머니의 쌈지돈

대영플랜트 2006. 12. 11. 22:48
      어머니의 쌈지돈
         
                           글/김용이
        어머님 세상을 떠나신지 벌써10년이다.
        살아계시다면 87세...
        어머님 임종시엔 불효막급한 이놈
        그당시엔 그곳에 없었다.
         아내의 연락을 받고 뛰어간 그곳엔
        "아범아" 라는 말 대신 싸늘하지만 
        평온해 보이는 어머님의 온화속의 
        따스한  움직이지 않는 얼굴만이  
        마음속에 비수되어 찌른다....
        장례를치르고 나서 49제에 쓸  
        어머님 유품을 정리 하는데...
        딸아이가 어머님 방을 쓰겠다고했다
        당시 경찰대 1년생이던 딸은 집에도 
        자주 못오지만...녀석그래 그렇게 하자.
        어머님 영정과 촛대 두개 그대로 
        두고 방을 도배했다.
        방바닥 장판을 들어내는데..아니????
        왠돈꾸러미가???? 최소한 5,000원짜리
        부터  10,000원짜리가  수북하다
        세어보니 38만 5천원이다. 곰팡이가 
        쒸워 변색한 돈도 있다.
        항상 "아범아~! 나 천원만 줘" 하시던 
        그말씀 그걸 모아서 만원 만들고 
        옆집아이 희연이 에게 100원을 주면서 
        만원 짜리로 만들었으리라...흑흑
        새마을 금고 통장도 있었다..
        동사무소에 전화 하니  직계존속이 
        잔여금을 수령 하란다.
        그당시 노인들에게 버스비나 티켓을 
        주는것 보다 현금을 입금한것 같다.
        그돈들 모두 아내에게 주니 아내는 
        우리아이들과   그리고 몇 않되는 
        조카들에게 공동 분배 하더군요
        흐르는 눈물을 아내몰래 훔치며 
        내 독방으로 들어가
        회심곡을 듣는다.....
        
        반디불이의 노래
                      글/이철환
        아무도 모르게, 너를 위하여....
        오갈데없는 할머니들이 모여 사는곳이 있다.
        찾아오는 자원 봉사자를 곰살맞게 
        반겨주는 할머니들 골골히 주름진 얼굴은 
        치자곷을 닮았다.쫄랑 쫄랑 걸음마를 
        배우는 어린아이의 미소를 닮았다.
        소록소록 겨울비 뿌리던날 그곳에 살던 이춘분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셨다.  11년동안이나 
        외로운 할머니들을 돌봐 주시던 김영님 아주머니...
        눈물을 글성이며 그분이 했던 말씀이 선연하다.
        "할머니들이 돌아가시면 제일 먼저 
        베개부터 뒤져봐요. 할머니들 베개를 뒤지면 
        천원짜리 만원짜리 돈이 
        한줌은 나오지요.이곳에 봉사하러온 사람들이 
        할머니 위로금으로 주고 간 돈들이죠.
        풀뿌리 같은 그돈들은 한푼도 쓰지않고 
        베개속에 꽁꽁  감춰두세요.  
        "아주머니 할머니들께선 돈하고 숨박꼭질을  
        하신거네요,쓰시지도 못할 돈을 모으시는라 
        애만 쓰시다 가셨어요"
        "그러게 말이예요.참 가여운 분들이세요"
        오늘 돌아가신 할머니도 가족이 
        제일 보고싶으셨을꺼예요"
        "할머니들에게  가족은 있나요?"
        "가족이 없는분도 더러있지만 아들딸 
        다있는 할머니들이 더 많아요
        늙은 부모 짐짝처럼 여기고 사는 자식들 보단 
        여기가 더 편하고 좋으시데요" 
        "그럼 자식들은 자주 오나요?"
        "웬걸요 거의 오지 않아요 몇년에 한번씩 
        찾아오는 자식들이 있기는 하지만...
        정말 몇년애 한번씩 명절 같은때만 
        찾아와서무표정한 모습으로 가곤해요"
        "드시고 싶은것 못드시고 
        손주들 용돈 쥐어주려고..."
        울먹이던 아주머니는 
        목이 메는지 하던 말을 멈췄다
        "할머니가 돌아 가셨는데 
        자식들 아무도 오질 않네요
        귀여운 손자들도 .. 아들딸도....
         하루를 천년처럼 보내며, 
        할머니는 손자들과 자식들을 기다렸는데..."
        김영님 아주머니는 어깨를 가늘게 떨고 있었다.
        아주머니 얼굴을 타고 내려온 
        눈물이 낡은 장판위로 
        방울 방울 떨어지고 있었다.
        다시 한해가 저물어 간다.
        까치가 까악까악 눈밭위에 
        하얀 발자국 찍어 놓으면
        우리들은 한살을 먹는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다시 한살을 잃어버린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봄날은...그렇게 간다,
출처 : 어머니의 쌈지돈
글쓴이 : 등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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