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겹살 ♤
시골에서 사목을 하시는 신부님이 계셨습니다.
어느 날, 신부님께서는 그 동네에서 오랫동안 냉담하셨던
할아버지께서 아프시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그 할아버지께서는 신부님을 보자마자 고개를 돌린 채
말 한마디 조차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성당을 나가지 않는 그에게 있어서 신부님은 달갑지 않은 방문객이었습니다.
대화를 나누기 위해 애쓰던 신부님께서는 쓸쓸하기 짝이 없는 방과
가엾을 정도로 냉랭한 난로,
그리고 바닥나기 시작한 식량을 알아챌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신부님은 정육점으로 들어가 삼겹살 두 근을
그 집에 배달해 달라고 주문을 했답니다.
며칠 후, 신부님께서는 다시 그 할아버지의 집을 방문했고
할아버지께서는 아직도 입을 잘 열지 않았지만,
전보다는 약간 다정하게 신부님을 대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던 중 신부님은
그 할아버지를 위해 또 다시 삼겹살을 주문했습니다.
세 번째 방문을 하게 되었을 때, 할아버지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마음을 열고 아주 친절하게 신부님을 대하는 것입니다.
오랜만에 고백성사를 보았고, 함께 기도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긴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자신의 노력과 말로써
할아버지를 변화시켰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뻤습니다.
며칠 뒤 그 할아버지는 자신이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던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병자성사를 받으시면서,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 신부님, 저는 지금 아주 평화롭습니다.
이제 나는 곧 하느님께로 갈 수 있겠지요?
그런데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나를. 변화시킨 것은 신부님의 말씀이 아니라,
저를 위해 사 주셨던 삼겹살이었다는 사실입니다.”
할아버지에게 가장 큰 근본적인 변화의 도구는 삼겹살이었습니다.
즉, 삼겹살을 통해서 그 할아버지는 하느님을 느낄 수가 있었고,
비로소 회심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이렇게 필요한 것을 나의 이웃에게 제공하지 못합니다.
그보다는 다른 것을 통해서 이웃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변화되지 않았을 때, 이렇게 말합니다.
“ 내가 얼마나 노력을 했는데, 이런 노력으로도 안 되는 것을 어떻게 해,
내가 문제가 아니라, 저 사람이 문제야.”
하지만 이렇게 단정하기에 앞서, 내가 모든 방법을 동원했는지,
특히 그 사람이 원하는 방향에서 그 입장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보았는지를 따져봐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았다면
그 사람을 탓하기 이전에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천천히 되집어 보면서 기다려 보는 미덕이 필요합니다.
노력에는 항상 대가가 따르는 법이라니까요.
- 조명연(마태오)신부님 -
http://cafe.daum.net / sjjong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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