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두 명의 남자가 있다. 남자 A는 드러내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고 여기며 자신의 감정 표현에 인색한 스타일이고, 남자 B는 솔직한 감정 표현이 몸에 배서 누구에게라도 자기 주장을 확실히 하는사람이다.
이 두 사람이 한 직장에서 일을 한다면 아마 그들의 상사는 감정 표현이 확실한 남자 B보다는 묵묵히 표현 않고 일하는 남자 A가 함께 일하기에 훨씬 편한 상대라고 생각할 거다.
그러나 그건 직장 상사에게나 통하는 얘기! 그들의 ‘그녀’(애인이든 부인이든, 섹스 파트너든)도 과연 그렇게 생각할까?
남자 A와 만났던 기간은 세 달이 조금 못 됐었다. 그 기간 동안 그녀는 남자 A로부터 ‘섹스 하고 싶어’ ‘빨아줘’라는 직접적인 표현을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만나는 동안 섹스 횟수가 많았던 것도 아니지만 기껏해야 그가 보내는 가장 적극적인 신호는 고작 ‘오늘 자고 갈까?’ 정도였다.
‘연애는 생활의 활력소이며, 훌륭한 연애는 진심 어린 애정과 즐거운 섹스가 함께 할 때’라고 생각하는 그녀로서는남자 A와 3번이나 섹스를 했음에도 다른 남자들처럼 그 흔한 빨아달란 말도 한 번 안 하는 그가 이상하기까지 했다.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요구 받기 전까지 그녀가 먼저 오랄섹스를 하지 않았던 시절 얘기다. 지금은? 웬만하면 다 해준단다~^^;)
그래서 그 다음 섹스에서 그에게 물어봤다. “근데, 자긴 왜 빨아달라고 안 해? 빨아주는 거 싫어?”
살짝 얼굴까지 상기된 남자 A, “아니, 자기가 싫어할까 봐..” “--;;”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여자들마다 다르겠지만 내 경우엔 내가 해 주는 것만큼 내 것도 빨아주는 걸 좋아라 하는데, 이 남자.. 한번을 안 빨아 주는 거다. ㅡ.ㅜ
“자긴 왜 나 안 빨아줘?” 당황한 남자 A, “어? 자기가 싫어 할까 봐서…”
허걱... 이게 웬 황당한 시츄에이션? “아냐, 나 좋아해! 나도 빨아줘;;”
한번 물어나 보지, 왜 혼자만 생각하고 말아버리냐고..! 단언컨대, 남자 A와 석 달도 안 돼서 쉽게 정리할 수 있었던 건 그와의 재미없는 섹스가 가장 큰 이유였지 싶다.
반면에 남자 B, 그는 벌건 대낮에 사람들이 많은 까페에서도 “나 지금 섰어. 누가 그렇게 가슴 파인 옷 입으래? 우리 섹스 하러 갈까?” 라는 대사를 상큼한 미소와 함께 아무렇지 않게 날리는 재주가 있었다.
사람들과 어울린 술자리에서도 “나 오늘 점심때 장어 먹었다. 힘이 펄펄 난다.오늘밤 죽여 줄께” 라는 말을 귓가에 슬쩍 흘리는데, 그럼 그때부터 그와의 섹스 생각만으로도 서서히 몸이 달궈지기 시작했다.
침대 위에서도 “내 위로 올라와 봐... 아니, 반대로 돌려서... 응.. 그리고 이렇게...” 한두가지의 체위와 늘 정해진 순서대로 애무를 하고 삽입하는 남자 A와는 비교도 안 되게 남자 B의 섹스는 적극적이었다. “좀더 세게 빨아봐. 아~ 좋아~ 그 밑에도 핥아 줘.. 으~~” 라고 원하는 걸 주저 없이 요구하는 그와의 섹스는 늘 즐겁고 유쾌했다.
그런 상대라면 “함 할까?”라고 슬쩍 아랫도리를 터치하더라도 밝히는 여자라고 겁을 먹거나 “아~ 좋아, 아직 멈추지 마, 좀더 깊이…” 라고 외쳐도 충분히 호응해 줄 자세가 돼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여자들이 나와 남자 B처럼 침대에서 적극적이지 않을 수도 있고, 남자든 여자든 제각기 다른 섹스 스타일이 있겠지만 분명한 건, 원하는 걸 요구할 줄 아는 것이 즐섹의 지름길이 아닐까?
눈만 보고 상대방의 마음을 훤히 꿰뚫을 수 없듯이 그저 흐느끼는 신음소리만으로는 정말 그, 혹은 그녀가 원하는 게 뭔지 알 수 없는 법이니까...
누구나 다 아는 얘기라고? 글쎄, 그럼에도 “자긴 어떻게 해 주는 게 좋아?”라고 물어보기 전까지는 입 꼭 다물고 있는 남자들이 더 많던걸?
부디 당신이나 그녀나 상대방이 정말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른 채 침대 위에서 헛수고 하는 일은 없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