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 있어서 밝고 당당한 여자가 돼라!자기 부부의 성 얘기 솔직 당당하게 밝히는
성칼럼니스트 이도희씨와 여성의 성 을 솔직 대담하게 만화로 그리는 `색녀열전`의
저자 장차현실씨.이들이 말하는 상쾌,유쾌,통쾌한 여자의 성이야기
글 박인숙/사진 이찬우,나용훈
자기 부부 성 얘기 솔직 당당하게 인터넷에 게재하는 성칼럼니스트 이도희씨 |
“회사 부도로 실의에 빠졌던 남편, 화끈한 섹스 서비스로 재기시켰어요 ” |
남편 사업 망하고 하루아침에 ‘사모님 ’에서 ‘아지매 ’로 전락하다
“남편이 외국에서 근무할 때라 6개월에 한 번씩 잠깐 나왔다 들어갔다 했지. 그런데 왔다만 가면 아가 생기고, 아가 생기고 … 그렇게 연년생으로 줄줄이 스트라이크(딸)만 치니까 약이 좀 오르는기라. 왜냐꼬? 시누가 여섯인데 모조리 아들만 뒀다 안카나. 종갓집 맏며느린데 아들을 못 낳으니 … 시어머니 눈치도 어지간히 심하고. 내 성질에 겉으로는 당당해도 속으로는 쪼매 그라드만. 딸만 둔 게 어디 내 탓이가? 그러다 5년 만에 임신을 했는데 떡시루는 쪄봐야 되고 아는 낳아봐야 안다꼬 열 달 내내 가슴 졸였는데 낳고 보니 이번엔 제대로 안타(아들)를 쳐뿌린기라.”
아들 낳기 전에는 ‘괜찮다, 내사 딸이 더 좋다 ’그러던 남편도 막상 아들 낳으니까 연신 입이 찢어졌다. 얼마나 기뻤으면 알뜰하기로 소문난 남편이 한 달 동안이나 유럽여행을 시켜줬을까. 게다가 아들 재롱 보고 싶어 직장까지 그만두고 귀국해 사업을 시작했다.
남편의 사업은 나날이 번창하고 애교덩어리 딸 셋에 든든한 아들까지 두었으니 그녀야말로 세상에 남부러울 것 없는 사람이었다. 큰집에서 ‘사모님 ’소리까지 들어가며 돈 아쉬운 줄 모르고 살다가 IMF가 터지면서 남편이 부도를 맞는 바람에 하루아침에 알거지가 되었다.
정든 고향을 버리고 도망치듯 타지로 이사를 가야만 했다. “워낙 없으니까 뭐든지 아껴야 되는기라. 그런 상황이니 남편은 더 의기소침해지고. 그때 내가 그랬지. ‘돈 없는 우리가 여행을 가겠나, 외식을 하겠나. 돈 안 들고 즐기는 건 섹스 밖에 없다. 그러니 그거라도 즐겁게 하자 ’고 말이야. 그러고 나니까 부부관계가 더 좋아지는기라. 남편도 자기가 아직 쓸 만하다고 생각했던지 자신감을 회복하고 바로 일을 시작하대.”
없는 돈을 가져오라고 자꾸 바가지 긁으면 도둑질해오라는 얘기밖에 더 되는가. 옛날에 돈 많이 벌어다줘서 남들 못 하는 것 다 해보고 살았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오히려 남편이 고마운 거라고 생각했다.
경상도 사투리로 거침없이 시작된 그녀의 얘기는 듣는 사람의 배꼽을 완전히 빼놓았다. 비엘커뮤니티에서 연재중인 ‘도희의 솥뚜껑 칼럼 ’을 비롯해 아줌마닷컴, 475닷컴 등에서 솔직 당당하게 부부의 성 이야기를 쓰고 있다. 그리고 그 러한 이야기들을 묶어 ‘악처부부일기 ’라는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그녀는 바로 이러한 솔직함 때문에 인터넷에서 일약 스타가 되었다.
돈안들고즐기는거? 섹스!그거라도 즐기자 몇 년 전부터 혼자서 삭이기는 싫고 어디다 풀어내긴 해야 되는데 어쩌지 못하고 있는 이야기들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기 시작한게 일의 시작이 되었다.
“ ‘간밤에 남편이 한 번 해주면 될 낀데 뭐가 어렵다고 그냥 홱 돌아서 자빠져 잤다. 문디 … 그냥 한 번 해주면 내일 아침 밥상에 반찬 하나라도 더 올라갈 낀데 …’, ‘밥먹다 머리카락이 나왔는데 그럴 수도 있지 또 잔소리다. 내사 백날 가도 그런거 한번 안 나오는데 … 으이그. 생각 같아선 확. 내가 성질이 좋으니까 참는데이.’ 이런 걸 그냥 솔직하게 써놨더니 조회수가 엄청나더라카이. ‘어쩌다 글을 못 쓰는 날이면 ‘왜 글 안 쓰냐고 ’항의를 하더구마.”
그녀의 글이 올라오기만을 기다리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몇몇 사람을 중심으로 팬클럽까지 생겨났다. 일약 스타가 되었다. 그러다 우연히 글을 봤다면서 비엘커뮤니티의 사장이 일을 제의해왔다.
“사이트에 방을 만들어줄 테니 거기다 지금 쓰는 만큼만 글을 올려달라고 카드만. 성인 사이트라는 선입견 때문에 망설였지만 막상 사이트를 알아보니 내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트가 아니더라꼬. 그리고 당장 돈 한푼이 아쉬운 판국에 큰 돈까지 준다니 마다할 리가 없제.”
‘도희의 솥뚜껑 칼럼 ’은 그렇게 해서 생겼다.
어느 날 남편이 점잖게 한마디 했다. ‘남편 좀 고만 씹어라 ’. 그 뒤 눈치가 보여 글을 좀 걸렀더니 바로 팬들이 아우성이다.모르면 오히려 속 편하다는 걸 깨달았는지 남편은 더 이상 그녀의 글을 보지 않는 것 같다고 한다. “한번은 인터뷰를 하자고 해서 만났는데 기자가 대뜸 ‘오십 넘은 사람에게 무슨 부부생활이 있냐, 마른 고목에도 꽃 이피냐 ’고 묻더만. 그래서 내가 그랬지.‘오십 넘으면 사람도 아니가? 신식으로 하고 구식으로도 하고, 우리도 할 건다 한다!’하고 말이야.”
그런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하는 사람이란 도대체 … 쯧쯧 혀를 찰 일이다. 그녀가 자신의 성 이야기를 솔직히 밝히는 것에 대해서 설령 ‘밝히는 여자 ’라고 손가락질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녀는 당당하게 얘기하고 싶다. “그래 나 밝힌다! 그래서 더 부부금 실 좋고, 그래서 더 행복하고, 그래서 더 살맛난다. 그러니까 사회적으로도 더 대우받고 성공하더라.” “나는 남편하고 섹스할 때 남편을 유덕화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라고 상상을 하거나, 포르노를 보거나, 혹은 자위행위도 하면서 오르가슴을 느낀데이. 솔직히 밥먹을 때도 만날 어떻게 똑같은 반찬만 먹노. 가끔 김치찌개도 먹고, 된장찌개도 먹어야 밥맛도 나고 기분이 좋지. 같은 것만 먹으면 질리는기라. 부부관계도 똑같다. 만약 진짜로 디카프리오나 유덕화랑 섹스를 한다고 하면 샤워도 깨끗이 하고 향수도 좀 뿌리고, 화장도 살짝 하고, 또 행위 때도 최선을 다할 꺼 아니가?그게 바로 긴장감인기라. 적당한 긴장감은 부부 관계에 필요하다. 다른 남자랑 진짜 자는 것도 아니고 상상만 하라는긴데 무슨 문제가 되노? 오히려 그런 것은 원만하 고 즐거운 부부생활에 도움이 되는기라.”
부부 침실은 치외법권인데 둘이 어떻게 하건 무슨 상관인가. 둘이 좋으면 그만인 거다. 그동안 대부분의 여자들이 침실에서 소극적이었다. 남성의 주도 아래 필요에 의한 거짓말을 해야 할 때가 많았다. 진솔하고 솔직해야 할 부부 침실에서조차 남편의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바로 남자들이 성에 대해 갖는 이중적 잣대 때문이었다. “여자들이 오르가슴에 솔직하지 않은 것은 남자들의 이중적인 태도 때문이라.
첫날밤 새색시가 오르가슴을 느꼈다고 솔직하게 얘기해봐라.그러면 대부분의 남자들이 자기 와이프를 의심할끼다.”
밝히는 여자가 행복하다 밝히는 여자가 성공한다 우리 교육에서 제대로 된 성교육의 부재도 바로 이러한 문제를 야기한다. 아들이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엄마,아기는 어떻게 생겨?”
옛날 같으면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거나, 배꼽에서 나왔다고 했겠지만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은 건 있어서 유식해 보이려고 했다.
“응,그러니까 남자의 정자와 여자의 난자가 만나서 …” 한 참을 설명하는데 아들 왈,
“에이 그게 무슨 소리야. 모르겠어.”, “그러니까 말이 지 ….” 뜸을 들이는데 아들이 벌떡 일어나더니 집에 있는 남자, 여자 인형을 가지고 왔다. “엄마 이걸로 좀 쉽게 설명해 줘.” 말은 해줘야겠는데 더 이상 설명이 안 된다. 그래서 결국 불쌍한 애 머리통만 쥐어박고 말았다.
“쪼그만게 … 다크면알게돼!”
말들은 제대로 된 성교육을 해야 된다고 떠들지만 정작 우리 사회에 제대로 된 성교육은 없다.
[人間의 生殖系, human reproductive system] “제대로 된 성교육을 통해 자기 몸을 제대로 알고 또 이성에 대해서 제대로 알면 문제가 될 것도 문제가 안 된다. 아이들은 부모를 보면서 크는기라. 부모들이 제대로 된 성 가치 관을 가지고 있으면 아이들도 그렇게 된다카이. 그런 아이들이 커서 건강한 사회를 이룰 수 있는기라.”
그녀의 별명은 ‘뼈타고 살타자 ’. 자신에게 글을 보낸 사람들에게 일일이 답장을 쓸 때 늦은 밤이면 꼭 말미에 붙이는 글이다. 뼈와 살이 탈 정도로 남편과 불 같은 밤을 보내라는 의미라고.
“잘 때도 살색 옷 입고 자라고 했더니 살색 옷이 뭐냐고 묻는 사람 있는데 그냥 맨살로 자라는 얘기지. 홀딱 벗고 자봐라.여러모로 좋지. 혈액순환에도 좋고 부부지간에 더 정이 쌓이는기라. 싸워도 절대 각 방 쓰지 말그레이. 꼭 한 이불 덮고 자야 된데이. 벗고 자다보면 몸부림치다 이래 부딪히고, 저래 부딪히고 …. 싸우고도 자존심 때문에 서로 화해를 못 하고 있다면 슬쩍 앵기기도 해봐라. 아마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을기다.”
얘기하는 몇 시간이 그냥 흘러갔다.
이제 사진 좀 찍자고 했더니 ‘그전에도 신문에 나온다 캐서 사진 찍었었는데 어찌나 인물이 몬 나왔던지 …. 내 인물이 아무리 영 아니라케도 실물만치는 나와야 될 거 아닌가 말이 다. 우째 실물만도 못하노 ” 하면서 내키지 않는 표정이다.
이왕 다 공개된 거니까 그냥 찍자고 했더니 대뜸 하는 말.
“그래 마.까짓 거 맘대로 하이소. 콱 박아뿌이소.”
다음날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어제 인터뷰가 너무 즐거웠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뒷부분에 사는 게 힘들다고 호소했던 나를 위해 몇 마디 더 덧붙여 놓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박기자. 사는 거 별거 아니에요. 대통령 마누라도 얼마나 골 아픈 거 많아요? 걱정없는 그날이 바로 가는(?)날 아닐까요? 하하하.’
여자의 성을 솔직,대담하게 그린 만화 ‘색녀열전 ’의 저자 장차현실씨 |
“옛날 우리 여자 조상님들은 성을 억압하지 않고 살았어요!” |
색녀열전(色女傳)NO, 색녀열전(索女傳)YES!
여자 셋이 모이면 그릇이 깨진다고 하던데 애 엄마 둘이 만났는데도 그릇이 깨질 기세다. 하릴없이 괜히 떠는 수다가 아니었다.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얘기, 알고 깨달으면 평생을 두고두고 행복해지는 얘기. 바로 그 얘기를 장차현실씨는 하고 있었다.
“왜 여자들은 성에 있어서 소극적이어야 하는 거지? 왜 정숙해야 하고 욕구를 자제해야만 되느냐고. 이게 다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갖는 성에 대 한 이중적인 잣대 때문이 아닐까요? 여자들이 성에 주눅들 필요가 절대 없는데 …. 옛날 옛적 우리 여자 조상님들도 모두 자신의 성을 억압하고 살지는 않았잖아요.”
우리의 옛날 옛적 할머니들이 모두 다 순결강박증에 시달리다 외간 남자에게 손목 한번 잡혔다 고물에 빠져 죽거나, 정조를 지키기 위해 은장도로 자결하지는 않았다. 남편이 죽은 후 수절하다가 끝내 열녀가 되지도 않았다. 그것은 민담이나 설화를 통한 우리의 역사가 증명해준다. 그러나 여자들이 정숙하기를 바라는, 조신하기를 바라는 남성들에 의해 그 역사는 철저하게 숨겨질 뻔 했다. 하지만 그녀는 세상에 당당히 밝혀냈다. 얼마 전 자신이 출간한 첫 작품집 ‘색녀열전(索女 傳)’을 통해 성을 통쾌, 유쾌, 발랄하게 표현하고 있다.
‘색녀열전 ’은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 ’에 5년간 연재해오던 만화를 단행본으로 엮은 것이다. 양 양순의 ‘누들누드 ’가 남성의 시각으로 그린 에로 티시즘 만화라면, 이것은 여성의 시각으로 그려진 에로티시즘 만화. 단순히 야한 것을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여성의 성을 유쾌, 발랄, 솔직하게 다루었기 때문에 책을 펼치는 순간 사람들의 입가에 웃음이 맴돌게 하는 책이다.
책 내용의 근간은 그가 공동 필자로 함께 했던 여성주의 민담집 ‘기센 여자가 팔자도 좋다 ’ 였다.여기서 아름답고 당당하고 밝히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발 췌해 재미있게 만화로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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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나 민담,춘화 같은 것만 봐도 여자 조상님들은 바람도 곧잘 피우고, 그러다 싫증나면 갈아치우기도 하는 등 성에 적극적인 분들이었어요. 요즘 신세대 여성들 이상으로 내숭을 싫어해서 좋은 건(?)좋다고, 싫은 건 싫다고 당당하게 말할 줄도 아는 현명한 분들이었죠. 그런 것들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어요. 그리고 우리도 그렇게 되자고 말하고 싶었어 요.”
색녀열전(索女傳)은 색녀열전(色女傳)과는 분명히 다른 의미임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섹스만을 밝히는 ‘색녀 ’(色女)가 아니라 무언가를 끊임없이 모색하는 ‘색녀 ’(索女)가 되어야 한다는 것. 성에 대해서 무조건 부끄럽고 수치스럽게 여기며 감추려고만 하는 여성 대신, 때론 떳떳하게 과시하거나 과감하게 방어하면서 당당히 성 이야기를 나누는 여성들이 되어야 사는 게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다는 지론이다. 자기 감정에 충실해서 ‘좋은 건 좋다, 싫은 건 싫다 ’고 확실하게 밝히는 건강한 성의식을 지니라고, 설화나 민담에서 우리 선조들이 후대에 남기고 있는 성적 교훈이 바로 ‘너희도 우리처럼 솔직해보라 ’는 것이기 때문이리라.
이혼녀,장애에 대한 편견부터 깨라!
5년 전 남편과 이혼하고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딸 은혜 (13세)와 함께 양수리 시골마을에서 살고 있는 그녀는 ‘이혼녀가 섹스에 관한 만화를 그렸다 ’는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고리타분하고 따분한 편견을 보란 듯이 깨고 싶었다.
아내나 아줌마나 할머니, 장애인, 이혼녀들은 성을 ‘밝히지 않은채 ’정숙하고 조신해야 한다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얼마든지 ‘상쾌 유쾌 통쾌 ’하게 성을 즐길 수 있다는 걸 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찼다.
‘공기 좋고 물 좋은 시골이 역시 애 키우기에는 제격 ’이라 는 그는 자기만큼이나 밝고 명랑한 딸 은혜 덕에 요즘은 예전보다 더 많이 웃고 산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먼저 ‘이름이 뭐냐?’고 척척 말을 붙이는 딸 은혜는 엄마를 닮아 성격도 좋고, 넉살도 좋다. 그래서 둘은 가끔 티격태격한다. 툭 하면 근사한 새아빠를 만들어주겠다고 큰소리치면서도 번번이 실패하는 엄마, 이런 엄마를 보고 ‘엄마는 성질이 고약해서 그렇다 ’고 대놓고 얘기하는 딸.
“이젠 좀 컸다고 제법 엄마를 훈계할 줄도, 또 엄마를 엄청 챙기기도 하죠. 조금씩 이성에 눈 떠가는 것을 보면서 ‘내 딸이 이만큼 컸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면 가슴 한켠에서 뿌듯함이 밀려와요.”
아이를 좋아해서 또 하나를 낳고 싶지만 애를 만들어줄 남자가 없어서 못 낳고 있다고 시원하게 웃는 그녀의 모습에서 마음의 여유가 느껴진다.
“저는 연애도 해보고, 결혼도 해보고, 이혼도 해보는 과정에서 성적인 억압도 당해보고, 그걸 깨기 위해 성적 해방감도 누려봤어요. 그런데 ‘색녀열전 ’을 그리면서 저의 성의식과 여성의식이 트이는 경험을 했죠. 성이란 것이 머리 굴리고 골 터지는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누구하고라도 호탕하게 웃으면서 나눌 수 있다는 것, 나이를 떠나 성별을 떠나 사람들이 성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나를 포함해서 성을 즐기는 것이 ‘올가미 ’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즐거운 삶을 궁리하는 것처럼 성도 그랬으면 하는 마음이 내 안에 생겼어요.”
그의 성에 대한 깨인 사고는 무엇보다 어린아이들이 성에 대해 갖는 호기심에 눈높이를 맞출 수 있게 해주었다. 지금도 한번씩 딸아이 학교에서 성교육을 하는데 아이들 중에는 혼자서 성적인 고민을 싸안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다른 사 람에게는 말 못해도 그녀에게 쪼르르 달려와 고민을 털어놓는 걸 보고 아이들의 욕구를 그냥 ‘어리다 ’는 이유로 무시하면 안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는다. 부디 그 아이들의 부모들이 열린 사고로 자신의 아이를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부모들의 성의식이 먼저 깨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성이 곧 삶이고 그 삶 속에 유머와 해학이 어우러져 한바탕 웃고 나면 속이 시원하고 정말 즐거운 섹스를 나눈 것 같은 통쾌함이 밀려오지 않나요? 제가 ‘밝히라 ’고 강조하는 것은 자기 욕망에 충실해서 좋은 건 좋다고, 싫은 건 싫다고 확실하게 말할 줄 아는 것을 얘기하는 거예요. 호기심이 많아서 알고 싶은 게 생기면 기어코 알아내고,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해버려야 직성이 풀리는 여자가 됩시다. 자기의 몸에 대해서 부끄럽다거나,감추어야 할 것이라거나 수치심을 느끼지 말고 떳떳하게 당당하게 성을 나누자구요. 그런데 자신의 성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여자들이 있더군요. 참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죠.”
인터넷 한겨레에 ‘장현실의 현실을 봐 ’에서 장애를 가진 딸 은혜와의 일상과 이혼녀로 살아가는 애환, 즉 여성과 장애를 주제로 한 만화를 그리고 있는 그녀는 하반기에 이를 엮어 또 한 권의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그러고 보면 성이란 언제나 유쾌한 대화의 소재이자 주제이다.그녀와의 대화는 시종일관 그렇게 유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