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쓰는 이야기

[스크랩] 그런사람 없습니다

대영플랜트 2011. 10. 2. 12:36

그런사람 없습니다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길을 가다 우연이 마주치고 싶었던

그런사람이 있었습니다

 

잎보다 먼저 꽃이 만발하는 목련처럼

사랑보다 먼저 아픔을 알게 했던

현실이 갈라놓은 선 이쪽 저쪽에서 들킬세라

서둘러 자리를 비켜야 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가까이서 보고 싶었고 가까이서 느끼고 싶었지만

애당초 가까이 가지도 못했기에 잡을 수도 없었던

외려 한 걸음 더 떨어져서 지켜보아야 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음악을 듣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무슨 일을 하든 간에 맨 먼저 생각나는 사람

눈을 감을수록 더욱 선명한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기어이 접어두고

가슴 저리게 환히 웃던,

잊을께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눈빛은 그게 아니었던

너무도 긴 그림자에 쓸쓸히 무너지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살아가면서 덮어두고 지워야 할 일이 많겠지만

내가 지칠 때까지 끊임없이 추억하다

숨을 거두기 전까지는

마지막이란 말을 절대로 입에 담고 싶지 않았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부르다 부르다 끝내 눈물 떨구고야 말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좋은글..


 

출처 : 사오십대 쉼터
글쓴이 : 고향길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