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이렇게 무거워야 한다는 게 진실일까?
짐을 내려놓고
때로는 양지쪽에서
때로는 음지쪽에서
육신을 놓아두며 깊이 몰아쉬는 가쁜 숨이 아닌
느긋이 몸속에서 우러나오는
내 숨결의 따스함을 느낄 수는 없는 것일까?
고음(苦吟)하는 사람은 쉽게 늙으나
편히 앉은 부처는 긴 세월이라고 읊었던 선비가 생각나는..
부처가 못 되니 저리도 지고가는 짐이 무겁던가
누군가의 싯귀절처럼
맨 처음 신이 가지고 온 검으로
자르고 잘라서 저 낱낱이 하나의 보석으로
홀로 빛날 수는 없다는 말인가
신성하다는 육체의 길에 뿌려진 붉디 붉은 피는
저렇듯 탕재를 짜듯..쥐어 짠 우리의 물기였다
심장 깊은 곳으로 부터 차올라 우리의 몸을
적시는 눈물이라는 이름이었다
고장 수리 중..팻말 하나 세우지 못하고
주린 삶의 허기를 몸안에 갇혀 있는 야수들이
던진 고기를 탐하 듯 문명이라는 허약하고
퇴행 가능한 외피를 적시케 한다
길가다 우연히 만난 할아버지의 짐수레..
그 많은 생의 파도를 넘어왔음에도
덧없음을 알아차려 버리신 초연함
나는 누구인가? 라고 물으시는 듯 하다
다가서지 마라
부처를 버렸다
시간따라 사람은 아무 데도 없다
미완성 앞에
저 만치 멀리 비켜 서 있거라
아무리 무거워도 내려놓을 수가 없다
꽃 한 송이 피울지 못할 생일지언정...
- 心沇 -
우리는 언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출처 : 좋은글과 좋은음악이 있는곳
글쓴이 : 행복^^향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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