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쉼터

[스크랩] 혼자인 저녁

대영플랜트 2012. 7. 21. 22:45



         
        

        혼자인 저녁 - 眇材/金鳳姬

        거리엔 비 내리고 내 마음은 울어라. 밤을 기다렸지만 식구들은 돌아오지 않고 벽에 걸린 시간만 답답하여라. 나는 무료해져 주전부리도 없는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았다. 베란다에 놓인 선인장 가시처럼 온 몸이 날카로워졌다. 모기에 물린 정강이를 피가 나도록 신경질적으로 긁었다. 핸드폰에 적재된 이름들을 일일히 호명하며 내가 세상을 떠나드라도 그들이 나를 시인으로 기억해 주길 원했다. 아무도 귀가를 서두르지않는 빈 집에서 젖은 나무처럼 길게 쓰러져 나는 울고 있었다.

출처 : 사오십대 쉼터
글쓴이 : 사과와능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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