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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는 슬픈데..다들 왜 웃지??

대영플랜트 2013. 5. 19. 10:27


 

 



 

엄마 장에 다녀올텐께
할머니 말씀 잘듣고 있어라잉??


시러시러 ...나두 따라갈래.칭얼칭얼.. 


엄마가 장에가서 껌 사올텐께
여그서 기둘리고 있어..
여섯살 박이 나는  입을삐죽대며
고개를 끄덕였다


 

껌을 사오마 약속하던 엄마에 한마디에
질겅 거리며 단물나는 껌을 기대하며
한시간 두시간
풀섶에 가서..긴 풀을 머리따기를 하고
펌프에 몸을 실어 물을 퍼올리며
쏟아지는 물을 보며
애꿎은 할머니 양말을 방망이로 두드리며
빨래빠는 놀이를 하고

 


행여 엄마올까?
큰길 한번 내다보고
왜 이케 안온다냐..내다보고 또 내다본다


 
마루끝에 앉아 건들 건들
다리를 흔들면서
보내고 또 보낸시간
해질무렵에야 저만치 장꾼들 오는소리
검정고무신 늘어나도록
내달려 엄마 치마자락 붙들고
엄마~~~~껌~~~~
손을 내밀엇다


울엄마..나를 꼬옥 안고 나더니
채은아..엄마말 잘들어봐라잉
엄마가 장에간께
껌장사 아자씨가 엊저녁에 죽었뿟단다~이런~


 
그래서 껌장사가 안나왓더라
그래서 못사왔다..
울먹 울먹...어짜까..어린 내눈엔
눈물이 그렁그렁 해졌다
불쌍타..껌장수 아자씨
글체잉??
울엄마 알듯 모를듯..미소띈 얼굴로 날보신다


 
집으로 오는 내내
나는..발걸음이 무겁다
그아저씨에 죽음을 생각하며...


그런데
이상타
울엄마는 아자씨가 불쌍하지도 않는지
아짐들이랑
하하호호..웃음소리 요란하다

 


아짐들 어두어진 내 눈을 보며
연신 웃어댄다..
왜글지???
슬픈데 왜..웃지??
울엄마에..약속과..장날마다  내가 갖고픈 아자씨들은
죽어갔다...쳇...^^

 


글/ 우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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