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쉼터

[스크랩]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대영플랜트 2013. 6. 2. 21:14

 

 

 

음악이 죽어 버린다면...

그대여 어느날 갑자기


음악이 죽어 버린다면 얼마나 슬플까


헐벗은 가로수들


다리를 절름 거리며 떠나는 도시


결별한 사랑끝에 날이 저물고


어디로 갈까


그대 상실한 젊은 황사바람에 펄떡 거릴때


홀연히 음악이 죽어 버린다면 얼마나 슬플까


생금가루 같은 햇빛 자욱하게 쏟아지는 어느 초여름


낯선 골목의 아늑한 양옥집


장미넝쿨 그림자 드리워진 담벼락에


비스듬히 어깨를 기대고


그대 진실로 그리운 사람에게 엽서를 쓸때


예전에 못다한 말들이 되살아나서


돌아오라 돌아오라



 

망초꽃 수풀처럼 안타깝게 흔들리고


저 깊은 시간의 강물 가득 달빛이 흔들릴때


이 세상 모든 이름들이 노래가 되고


이 세상 모든 눈물들이 노래가 되고


이 세상 모든 소망들이 노래가 된다지만


한밤중 먼 여행에서 돌아와


지친 다리를 끌며 그대 홀로


불꺼진 방으로 들어설때


문득 가을숲을 스쳐가는 바람소리


그대 허전한 발밑으로 우수수 빌어먹을 고독이


가랑잎 처럼 떨어져 내릴때


그래 그럴때


온 세상 모든 음악이 죽어 버린다면


얼마나 슬플까


바다도 적막하고 하늘도 적막하고


몸부림도 적막하고 통곡도 적막하고


적막한 시간 속으로 부질없이


그대 허망한 인생만 떠내려 간다면


얼마나 슬플까 그대여

-이 외 수-


 

이해의 계단- 이외수

이해의 나무에는


사랑의 열매가 열리고,


오해의 잡초에는


증오의 가시가 돋는다.

이해는


내면적인 안목에 의존해서


대상을 바라볼 때

숙성되고,

오해는


외형적인 안목에 의존해서


대상을 바라볼 때


 발아된다.

진정한 사랑은


마음속에 있는 것이지


마음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대가 사랑하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어떤 결함도


내면적 안목에 의존해서 바라보면


아름답게 해석될 수 있는 법이다.

걸레의 경우를


생각해 보라,

외형적 안목에 의존해서 바라보면

비천하기 그지없지만,


내면적 안목에 의존해서 바라보면

숭고하기 그지없다.


걸레는 다른 사물에 묻어 있는

더러움을

 
닦아 내기 위해


자신의 삶을 헐어야 한다.


이해란 그대 자신이


걸레가 되기를


선택하는 것이다.



꿈을 안고  - 이외수


그대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도 없고


하늘로부터 물려받은 것도 없는 처지라면,


그대의 인생길은 당연히 비포장도로처럼


울퉁불퉁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수많은 장애물을 만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말라.


하나의 장애물은 하나의 경험이며


하나의 경험은 하나의 지혜다.

명심하라. 모든 성공은 언제나 장애물


뒤에서 그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 《하악하악》중에서 -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 류시화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사랑은 그 후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안개처럼 몇 겹의 인연이라는 것도


아주 쉽게 부서지더라.


세월은 온전하게 주위의 풍경을


단단히 부여잡고 있었다.


섭섭하게도 변해 버린 것은


내 주위에 없었다.

두리번거리는 모든 것은 그대로였다


사람들은 흘렀고 여전히 나는


그 긴 벤치에 그대로였다

이제 세월이 나에게 묻는다.


그럼 너는 무엇이 변했느냐고..

 

 

 



The Gypsy / Jose Felic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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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행복한 중년들
글쓴이 : 쉬리아 .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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