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은 바다로〔長壽品:장수품〕
부처님이 제자 카샤파에게 말씀하셨다.
"너에게 여래가 얻은 오래 사는
업(業)을 말하겠으니
자세히 들어라.
어떤 업이 보리(菩提)의 인(因)이 될만한 것인지
지성으로 들어
그 이치를 알고 다른 사람에게도 알려 주어야 한다.
나도 그러한 업을 쌓아 바른 깨달음을 얻었고,
지금 그 이치를 여러 사람에게 말한다.
보살이 오래 살려거든 모든 중생을 자식처럼 보살펴라.
크게 사랑하고(大慈:대자),
크게 가엾이 여기고(大悲:대비),
크게 기뻐하고(大喜:대희),
크게 버리는(大捨:대사),
평등한 마음을 내어 살생하지 않는
계행(戒行)을 일러 주고 선한 법을 가르쳐라.
모든 중생을 오계(五戒)와 십선(十善)*¹들에
의해 살도록 할 것이며,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의 세계에 다니면서
고통받는 중생들을 건져라.
해탈하지 못한 이는 해탈케 하고, 헤매는 이는 건져내며,
열반을 얻지 못한 이는 열반을 얻게 하고,
두려움에 떠는 이는 위로해 주어야 한다.
이와 같은 업을 짓는 인연으로 보살은 수명이 길고
지혜가 걸림이 없는 것이다.
" 카샤파가 부처님께 말했다.
"부처님의 말씀은 보살이 평등한 마음을 닦아
모든 중생을
자식처럼 생각하면 오래 살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뜻을 잘 이해할 수 없습니다.
중생을 자식처럼 보살펴 주신 부처님은
이 세상에 오래 살아 계시면서 변함이 없어야 할 것인데, 어찌하여 백년도 못 되어 세상을 떠나려 하십니까?"
"카샤파, 강물은 모두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이와같이 인간이나 천상이나 땅이나 공중에 있는
목숨의 강물은
모두 여래의 목숨바다로 들어간다.
그러므로 여래의 목숨은 무한한 것이다.
온갖 존재 중에서 허공이 가장 영원하듯,
여래도 모든 중생 가운데서 가장 수명이 길다."
"부처님, 여래의 수명이 그렇다면
일 겁 동안만이라도 사시면서
중생을 위한 깊은 진리를 비 내리듯
해 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카샤파, 너는 여래가 아주 없어진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비구, 비구니나 신통을 얻은 선인(仙人)들도
오래 살려고 하면
얼마든지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다.
하물며 모든 법에 자재한 여래가
일 겁이나 백 겁을 더 못살겠느냐.
여래는 항상 머무는 법이고 음식으로써 유지되는
몸이 아니지만,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보이는 것임을 알아라.
그러므로 모든 것을 버리고 열반에 들려고 한다.
열반이란 여래의 법성(法性)이다.
여래는 영원한 법이고 바뀌지 않는 법이니,
너희들은 그런 이치를 알고 부지런히 정진하여라.
그리고 정진한 뒤에는 다른 사람을 위해
널리 가르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