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밑 남쪽 어딘가엔 벌써 꽃망울이 터지고 있다지요?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雨水도 지나고,
땅속에 들어가 동면하던 동물들이 깨어나는 驚蟄이 보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만
시절은 몹시도 수상합니다.
애꿎은 세월을 탓하며 자빠뜨린 소주병이 하나둘씩 늘어나는걸
지켜보던 아내는 도끼눈을 뜨고서 제게
"뻘 짓 하지말고 운동 좀 댕겨오소! " 합니다.
이쯤되면 더 이상 엉덩이를 방바닥에 붙이고 비비적 댈 수 없습니다.
겨우내 세워 둔 자전거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며 창밖을 보니, 그럭저럭 탈 만 하겠네요.
가까운 인천대공원을 두바퀴돕니다.
매서운 바람은 아니지만 아직은 찬바람이 불어선지 늘 북적대는 대공원도 썰렁합니다.
덕분에 자전거 타기에는 딱 좋습니다.
지난 11월에 "제주도 자전거길"이 개통되었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갈 날만 기대하고 있는데.....
쩝~~~~~ 입맛만 다시고 있네요.
한참 늦었지만 지난 가을에 다녀 온 "동해안 자전거길" 을 소개합니다.
동해안 바닷가를 끼고 부산에서 고성까지 무려 720km의 거리를 자랑합니다.
지난 해 7월에 강원 동해권역 250km가 1차로 개통되었고
남은 경북 동해안권과 부산 울산권역을 올 7월에 개통을 목표로 공사중입니다.
지도에서 보시다시피 동해안 전 포구를 거쳐가는데,
경치가 정말~~~ 죽여줍니다.
우리나라 도로 특성상 부산 방면에서 고성 쪽으로 가는게 더 좋습니다.
왜냐하면 바다를 끼고 달리기 때문이죠.
별 것 아닌거 같지만 차이가 많이 납니다.
개통되었다는 소식을 듣고서 간만 보다가 추석연휴에 갔습니다.
차례상을 물리자마자. ㅎㅎ
삼척의 임원항에서 시작합니다.
출발하자마자 언덕길이 시작됩니다.
30km 정도의 거리에 무려 여섯개. 후덜덜~~~~
강원도의 특성상 업힐이 많아 체력적으로 힘들수도 있지만
탁트인 바다와 빼어난 경관을 바라보며 달리다보면 충분한 보상이 됩니다.
옛 기찻길에 모노레일을 타고 다니는 연인들과 가족들이 꽤 많습니다.
발로 구르던데.... 자전거보다 힘들어 보입니다. ㅎㅎ
정동진 입니다.
정동진을 지나 경포대를 향해 가는 길에 작은 산을 넘습니다.
넓직한 바위가 더위를 식히기에 안성마춤입니다.
에혀~~ 한숨 자고 가자~!
경포해변 인증소 옆에 있는 대형 우체통입니다.
"추억의 느린 우체통"
1년 후에 배달이 된다든가~~ 어쩐가~~~ ㅋㅋ
한참 가다보면 길이 애매해 곤란할 때가 있는데...
누구신지 고맙습니다~~~~ ^^
도착지 고성을 얼마 남겨놓고 갑자기 어두워지는 하늘.
비가 살짝 내립니다.
놀래서 우비를 걸쳐 입습니다.
드디어 종착지 고성에 도착 했습니다.
야~~~~~호~~~~!!!!!!!!!
인증서 스티커 입니다.
남은 동해안길의 개통을 손꼽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