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이혼남의 후회

 

나는 결혼을 한지 10년차이다. 하지만 이혼경력 2년차이기도 하다.

 

나에겐 아들 한명과 딸 한명이 있다... 그리고 아내는 없다.

그 자리를 내가 지키지 못했다.

그래서 아내는 나의 곁을 떠낫다.

 

'부부는 물방울과도 같은 것이다, 두 물방울이 만나서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여느 부부처럼 우리도 한 때는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이었다.

아내는 애교도 많았고, 한편으론 엄마같은 포근함을 지닌 여자였다.

우리사이에 금이가기 시작한것은 부모님과 가까이 살기 시작하면서 부터였을 것이다.

거리상으로 10분 정도의 거리로 우리의 보금자리를 옮겼다.

첫 아이를 낳은 후 였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어느 순간 아내는 투정이 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다독여 주기도 해 보았지만 시간이 갈 수록 나 역시 아내가 못마땅했다.

부모님과 한 집에 살면서 부터는 관계가 더욱 악화되어 갔다.

 

난 모든 잘못이 아내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자기만을 아는 그런 이기적인 여자라고..

부모님이나 형제 모두에게 아내는 늘 불만이었다.

그런 아내의 투정들이 나를 너무 힘들게 했다.

아내 하나만 참아주면 될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내는 참아주질 못했다. 그리곤 우리는 이혼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나에게는 좋은 부모 형제일지 모르지만...

아내에겐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그땐 알지 못했다.

 

남편들은 명심해야 된다.

나에겐 좋은 친구지만 다른 친구에겐 그녀석은...

아주 안 좋은 사람일수도 있다는 것을..

 

남편들은 아내를 대신해 효를 다하려 한다.

"결혼하면 남자들은 다 효자가 되네" 늘 아내가 나에게 하던 말이었다.

결혼을 해 보니 늙어가는 부모님 모습을 보면서...

안쓰러운 마음 하나. 둘 생기더니 아이가 생기고 나서 부터는 더욱 간절해 졌다.

부모님에 대한 마음이...

아내 역시도 그러 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내는 마음만 간절했을 뿐이였다.

 

난 내부모를 모시는 것에 우선시 했으면서도...

처가댁 부모님을 모시는 것은 우선시 해 본적이 없엇기 때문이다.

내가 이기적인 건 아닐까? 왜 우리집이 우선시 되는걸까?

 

하지만 난 중요한 걸 잊고있었다. 아내를 통해서 효도를 하려고 했던 것이다.

아내가 나를 대신해 우리 부모님께, 형제에게 잘 하는 것이 좋았다.

아니, 어쩜 대리만족이였는지 모른다.

내가 하는 것 보담 아내가 하는게 사랑받을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건 나를 정당화 하기위한 변명애 불과했다.

 

아내, 역시도 바랬을 일들을 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래의 상황들처럼..

 

* 아내는 우리 부모님께 전화를 자주 드린다

나는 가끔 처가에 전화를 드린다. 그리곤 아내에게 처가에 전화를 했다고 대견스럽게 얘기를 한다.

(잘했지? 라고 칭찬이라도 듣고 싶은 사람처럼.)

 

* 아내는 시댁에 못해도 한달에 2.3번은 가려고 애쓴다.(아내도 일을 하고 있다.)

나는 아내가 처가에 가자고 하기전에 먼저 가자고 한적이 별로없다.

 

*제사 있는 날이면 아내는 하루 쉬더라도 아님 일찍 마쳐서라도 와서 음식을 만들거나 설겆이를 하고 있다.

나는 한 번도 처가 제사에 가 본적이 없다.

우리집 제사는 당연히 가야 되는 것처럼 옷을 차려 입고 간다.

하지만 처가 제사에는 한 번도 가 본적이 없다.

(우리 둘 다 부모님이 살아계신다. 우리집은 증조까지 제사를 지낸다.)

 

*아내는 우리 가족의 생일이며, 제사며. 기념일들을 기억 하면서 늘, 신경을 쓰고 꼼꼼히 챙긴다.

나는 한 번도 처가 가족들의 생일이며, 제사며. 기념일등을 미리 아내처럼 신경쓰고 챙긴적이 없다.

아내가 전화를 드리라고 하면 전화를 하는 정도였고, 그모임에 참석을 하는 정도였다.

 

* 아내는 휴가 때면 바리바리 싸들고 간 음식을 장만하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

휴가는 쉬기 위해 가는 것인데 아내는 휴가때 마저도 집안일을 해야 했다.

나는 처가랑 휴가를 갔을 때 밥을 해 먹은 적이 없다. 끼니때면 사 먹고 놀았다.

그 때 아내는 정말 휴가다운 휴가를 즐기고 있었다.

 

* 명절 때 아내는 힘들게 제사음식이며 명절음식을 준비하고 하루종일 부엌에서 서서 일한다.

나는 도와준다고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청소하고, TV보다가 잠도 잠깐 자고, 저녁을 먹고 난 후. 가족들과 놀고, 술을 마시며

모처럼 모인 가족들 보기 힘들어서 누나들 오는 것 까지 항상 보고 명절 당일 날 처가에 저녁 늦게 간다.

처가에 가면 난 그 전날의 피곤함에 항상 잠을 청한다.

아내도 처가에서 잠을 청한다, 그 잠의 본질은 다르지만...

처가 식구들과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그 이틑 날 오는 경우가 많았다.

 

* 내가 아빠가 되던 때 우리 부모님이 아이를 보고 싶어 하셔서 친정가서 몸조리 하는 아내에게 가자고 이야기한다.

보고싶어 하는 데 보여드려야 한다고 아내를 데리고 아이를 데리고 집에갔다.

아이를 보는 것보다 산후 몸조리가 중요한데 그건 정말로 아직도 아내에게 미안하다.

 

* 같이 살면서부터 나는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해서, 씻고, 저녁먹고, 아이들과 잠깐 놀아주고,

TV을 시청 하고 잠지리에 들곤 했다,

가끔 주말에 아이들과 부모님 모시고 근교에 놀러가고, 외식하고, 그렇게 하는 게 다일거라고 생각햇다,

아내는 하루 세끼 꼬빡 챙기고, 아이들 뒤치닥거리에. 집안일에. 하루종일 내가 오기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난 아내가 저녁 때 하는 그런 투정들이 갈수록 짜증스러지기 시작했다.

아내는 내가 알아주길.. 이해해 주길.. 숨쉴 구멍을 찿아주길.. 바랐을 것인데 말이다.

나는 아내를 외면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아내는 점점 말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어느날 부터는 아예 말문을 닫아버렸다. 생각만 해도 이기적인 여자라고 치부해 버렸다.

 

난 내 부모 감정과 내 형제들 감정만 중요시 했지 정작 아내의 감정들은 이해할수도 없었고

나를 이해해주지 않은 아내가 미웠다.

 

아내가 화를 내는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고 아내에게 참으라고 하기 이전에

내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인식을 시켰어야 될 일들이었다.

난 아내에게 양보하라고만 했다. 부모님의 섭섭함도 참으라고..

"그럴 분들이 아닌데 왜 그러나 몰라,?" 식으로 달래곤 했다. 분명 그건 잘못된 것인데도 말이다.

 

하루.. 이틀.. 점점 우리 부부는 멀어저 갔다. 그리고 결국 헤어졌다.

부모님이랑 같이 살면서 나는 자식이기에 너무나 당연한 것이였다.

우리 형수가 모시기 싫어해서 불쌍한 우리 부모님 나라도 모셔여 된다는 생각에

아내의 의견은 듣지도 묻지도 않고 같이 살게 된것이 나의 잘못이엿다.

 

누구에게나 부모는 소중하다.

 

하지만 결혼을 함과 동시에 시댁에 귀속되 버린 아내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남편들에게 묻고싶다.

정말 자신이 효를 한다고 생각하는지 말이다.

그리고 우리는 아내처럼 처가에 똑같이 하고 있는지 말이다.

 

부모님을 모시면서 그 흔한 영화 한편 보러가는 날이면 나 몰래 아내에게 타박하던 어머님.

외식이라도 할라 치면 부모님 맘에 걸려 제대로 외식 한번 할 수 없었던 일등...

 

나에겐 인자하고 좋고, 사랑하는 부모님이지만 아내에겐 시부모님이라는 걸 몰랐다.

아내에겐 시댁은 서있어도 .. 앉아있어도 결코 편하지 않은 곳인데 말이다..

 

늘 아내는 친정을 휴식처로 여긴다,

친정에 있을 때는 아내의 얼굴과 맘은 편해 보인다.

아무리 부모가 아내를 딸처럼 여긴다 해도..

나만큼은 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그래도 부모님 한테는 아내는 며느리였던 것이였다.

남편들은 이 점을 착각해서는 안된다.

사위는 백년손님이다. 우리는 처가에서 손님대접을 받고온다.

만약 남편들과 아내의 자리가 바뀐다면 분명 우리 남편들도 아내들과 같을 것이다. 

 

지금 이 시대의 이혼율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성격탓도 있겠지만 시댁과의 갈등으로 인하여 이혼하는 사유가 생각보단 많은 %를 차지하고 있다.

"난 부모님을 모시지 않는 그런 여자와는 살 수가 없어,"

"우리집은 이렇게밖에 못하는 여자와 살 수 없어," 라고 한다,

 

당신과 평생 갈 사람은 아내이다.

부모도 형제도 아닌 아내이다.

 

당신은 무었때문에 결혼을 했는가?

 

'착한 며느리' 로써 아내를 보고 결혼을 했는가?

아니면 묵묵하게 싫은 소리 안하고 일만하고 아이만 잘 키워주면 되는 이유로 결혼을 했는가?

 

나에게 시집와서 사랑스런 나의 아이도 낳아주고 살림도 잘했던 아내를

난 며느리에 맞추어 보았다

그런 감정들이 하나, 둘씩 쌓여저 갔고 급기야 터저 버리고 말았다.

사람들은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야 후회를 한다고 한다.

 

지금 내가 그런 모양이다,

 

아내와 헤어진 후 마음의 빈자리는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었다. 내 부모도.. 내 형제도 말이다.

부모가 내 인생을 살아주는 것도 아니고 형제 또한 자신들의 인생을 소중히 여기며 살고 있었고

단지 난 그들에게 가여운 존재일 뿐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삶을 혼자 견뎌가야만 했다.

 

좀 더 아내의 입장에서 생각해 줄 걸...

내가 좀 더 참아 볼 걸.. 하는 후회가 든다.

난 지금의 남편들이 나처럼 소중한것을 잃고 난 뒤에 후회하지 않았으면 한다.

어찌보면 우리 남편들의 잘못이 훨신 크지 않았을까..?

 

분명 아내들은 이야기 했을 것이다.

 

힘든 마음을 우리가 알아주고 보듬어 주길 말이다.

하지만 남지들은 그것이 아내에게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걸 깨닿지 못한 체 아내를 바꾸려 했을 것이다.

나의 가정을 소중히 지켜라,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게 나의 가정이다.

부부는 등돌리면 남이라고 하듯이 정말 이렇게 돌아서니 남남이 되더라.

항상 소중하게 여기고 아끼고 가꾸어야 하는 것시 가정인것 같다.

 

남편들이여~~~!!

나같은 실수는 하지 말기 바란다.

이해한다고 하면서 아내를 순간의 말로서 안심시키려 하지 말고

아내가 진실로 무엇을 원하는지 듣고 존중해 주어라.

그리고 가슴으로 같이 아내가 아파하는 것들을 같이 아파해 줘라.

그래야 하나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아내의 인생을 존중해 주어라.

 

이름 석자에 달린 인생으로 살아갈 수 있겠끔 해줘라.

누구의 며느리도 아닌, 누구의 엄마도 아닌, 누구의 아내도 아닌 이름 석자의 인생을 살겠끔 해줘라.

 

그리고 더 이상 시댁에 아내를 맞추려 하지 마라

나의 반려자로 아내를 보아라.

 

아내는 시댁의 며느리로서 맞추어 지기 위해 결혼 한 게 아니다.

당신과 자신의 삶을 위해 맞추어 사는지 한 번 돌아봐라

 

내가 아내에게 잘하면 자연히 시댁에게 잘하는 법이다.

아내가 믿고 따르는 사람은 시부모님도 친정부모님도 아니다...

 

오직 나 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