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스토리1

[스크랩] 오늘, 그 남자를 만나러 간다

대영플랜트 2007. 8. 18. 12:08

 

 

 

 

 

오늘,


그 남자를 만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설레임보다는 착잡함이 먼저 와 닿아서


오히려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마지막 번호를 누르자 송신 신호음이


기대치 않았던 영어 노래여서 약간 당혹스러웠다.


'아, 이 남자는 3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철이 않든 젊은이처럼 첨단 문명을 고루 섭렵하는


화려함을 갖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순간 해보았다.


잠시 머리속을 정리하며 귀에 많이 익숙한


이노래의 정체를 가늠하는동안


나는 하마터면 아- 하고 탄성을 지를뻔했다.


너무 많이 귀에 익어서 멀고 아득했던것들이


시간을 초월해 내 앞으로

 

와르르 달려드는 강렬한 착각때문에


온 몸의 세포가 한순간 일시에 깨어나는 느낌을 받았다.


 

Epitaph- King Creamson (묘비명)

 

 

 

 

 

이 노래는...


잊으면 억울할것같아서 늘 기억하려 애썼던 노래였다.


잊으려해도 절대 잊혀지지 않아서 더욱 안타까웠던 노래였다.


나는 이 노래의 제목을 33년간 기억하고 있고


나는 이 노래를 듣기위해 밤새워 돌렸던


검은색의  레코드판을 기억하고 있으며


나는 이 노래를 신청곡으로 내 놓았던

 

다방 메모지들을 기억하고 있으며


나는 이 노래를 들을때마다 죽을것같은 숨가쁨으로


가슴을 쓸어 내렸던 밤들을 기억하고있다.


그런데 이 남자는,


이 노래를 오늘날까지도 사랑하면서


전화를 거는이 에게까지 愛聽 하기를 강요하고 있다.


노래 하나에 운명을 말한다는것이 


이해하기 힘든 웃기는 얘기지만


난 처음으로 이 남자와 同質感 내지는


어차피 만날질수밖에 없는 必然 의 냄새가 맡아졌다.


노래가 끊어지면서 곧이어 묵직하고 차분하다못해


냉기까지 느껴지는 그 남자의 바리톤 목소리가 들린다.


"여보세요?"


이 남자의 목소리가 이랬었나? 하고 잠시 기억을 더듬는다.


반면, 내 목소리가 이 남자에겐 어떻게 전해졌을지


걱정스러움도 갖는다.

 

 

 

 

Tight한  하얀색 셔츠와

 

내가 지금도 못잊는 Baby Blue 색 청바지,

 

눈 보다 더 흰 B B운동화 가 참 잘 어울리며

 

잘 정돈 되어 빗어올린 머리카락을 갖은 남자,

 

그랬었지,

 

이 남자에게선 늘 청량한 바람이 느껴졌었지.

 

자상한 몸짓이 늘 어리광 피우고 싶어지게 했고

 

섬세한 感性 이  샘물처럼 흔들리던 남자.

 

그런 그 남자를

 

오늘 난 만나러 간다.

 

 

배 정숙

 

 


 

출처 : 그대,아직도 꿈꾸는가
글쓴이 : 배 정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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