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스토리1

[스크랩] 끈

대영플랜트 2007. 12. 4. 21:12

 

 

                                                            김경덕

 

 

 

  끊어지기 전에 그를 꼭 찾아가야만 하였다

  -- 널 못 볼까 사나흘 눈꺼풀을 내려놓지 못했어야!

  말라버린 줄로만 여겨오던 우물을 그의 깊은 눈에서 본다

  -- 그냥은 가기 싫었어야!

  군불은 지폈는지 구들목을 살피는 척 그의 허리 밑에 슬쩍 손을 밀어 넣는다

  이미 내리 누운 뼈, 손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 유리창에 누가 몰래 국화꽃을 두고 갔어야!

  투명한 나비가 되어 날아가는 꽃잎들, 낯빛이 붉은 아이가 환히 걸어오는데

  -- 이제 나는 가도 되겠어야!

  내력의 끝이란,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놓아버리는 것을

 

  -- 나는 갈라꼬야!

 

  -- 나는 갈라꼬야!

 

  -- 나는 갈라꼬야!

 

  그의 말끝이 문지방을 넘어 질질 딸려 나온다

 

 

 

 

 

 

For Your Love - Savage Rose  

 

 

출처 : 김경덕(金炅德)
글쓴이 : 새를 찾아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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