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
김경덕
끊어지기 전에 그를 꼭 찾아가야만 하였다
-- 널 못 볼까 사나흘 눈꺼풀을 내려놓지 못했어야!
말라버린 줄로만 여겨오던 우물을 그의 깊은 눈에서 본다
-- 그냥은 가기 싫었어야!
군불은 지폈는지 구들목을 살피는 척 그의 허리 밑에 슬쩍 손을 밀어 넣는다
이미 내리 누운 뼈, 손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 유리창에 누가 몰래 국화꽃을 두고 갔어야!
투명한 나비가 되어 날아가는 꽃잎들, 낯빛이 붉은 아이가 환히 걸어오는데
-- 이제 나는 가도 되겠어야!
내력의 끝이란,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놓아버리는 것을
-- 나는 갈라꼬야!
-- 나는 갈라꼬야!
-- 나는 갈라꼬야!
그의 말끝이 문지방을 넘어 질질 딸려 나온다
For Your Love - Savage Rose
출처 : 김경덕(金炅德)
글쓴이 : 새를 찾아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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