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스크랩] 모두가 엄지를 치켜올린 맛집

대영플랜트 2008. 2. 16. 17:24

모두가 엄지를 치켜올린 맛집

"모두가 엄지를 치켜올린 개성집 조랭이 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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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돈 주고 사먹기에는 몹시 맘 불편한 음식들이 있지.

 계란 중심의 중국집 볶음밥

 집에서도 충분한 분식집 라면, 비빔밥

 특색 없는 김치찌개

 패스트 푸드에서 파는 향기 없는 드립 커피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떡국이지. 아니 이었지.
왜 이렇게 말을 설프게 하냐구?
그럼 이제 이 서술격조사
"이지""이었지"로 바뀐 이유에 대한 썰을 한번 풀어 볼께.

떡국이 본 기사의 주제로 선정된 이유는 "새해 음식은 떡국 아니겠느냐?"라는 참으로 진부한 이유지만 사실 잘 살펴보면 우리 주위에는 이런 저런 이유에 새해를 독고로 보내야 하는 불우 언니 오빠들이 있고, 그네들이 제대로 된 떡국 하나 사먹을 데 마땅치 않다는 것이 진짜 이유인 거야. 뭐 "김밥헤븐" 가서 먹으면 되지 않느냐? 라고 되묻겠지만 새해 음식을 "Msg" 듬뿍한 녀석과 함께 해야 한다는 현실은 제법 속상한 일이거든.

자, 우리가 이렇게 기본적으로 떡국이 가져야 "건강한 떡국"의 원칙을 전제로 깔았으니 과연 용두동 개성집 조랭이 떡국이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지 우리 시식단('노매드 기자단'과 먹기 위해 사는 이들의 모임 '노매드 때깔단'으로 구성) 나름의 냉철한 혓바닥을 통한 접근으로 증명해주께. 물론 그 따위 과학적 근거는 전혀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을 유념해줘.

 

-먹기 위해 싸니? 싸기 위해 먹니? 모든 궁금증은 노매드 커뮤니티 때깔단에 의해 해방된다-
때깔단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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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주인께서 받으신 훈장>

일단 용두동 개성집을 소개하자면 개업한지는 대충 40년 정도 되었고 현재 주인 아주머니까지 2대 째 운영되고 있는 곳이지, 내부로 들어서면 지금은 고인이 되신 1대 주인 할머니께서 받으신 훈장과 표창을 볼 수 있는데 음식과 관련 없는 상들이지만 주인 분들의 훈훈하고도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야. 왜 누가 그랬잖아

"음식을 키운 건 4할이 정성, 5할이 아름다운 마음씨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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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의 80%는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

살아감에 있어 도움되는 명언이 있어, "To be or not to be It's question" 같이 나랑 전혀 상관없는 거 말고, 이를테면 "마누라 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나온다" 같은…. 아무튼 자리 안내를 받으며 들어가는 동안 손님 대부분이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는데 "어르신 말씀 잘 들어서 나쁠 거 없다."라는 명언을 복선하는 대목이 아닌가 식사 후에 느끼게 되더라구.

아무튼 내부 시설을 보면 확실히 연식이 됐다는 걸 알 수가 있는데, 이건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필자는 어릴 적 풋풋했던 시절이 떠올라서 처음 찾는 식당임에도 낯설지 않고 친숙한 것이 참 마음에 들었어.

그리고 접시, 숟가락 등의 식기는 새것은 아니지만 부족하지 않을 만큼 청결했고 특히 오래된 식당 탁자를 손으로 만져보면 감출 수 없는 세월의 기름때가 묻어 있기 마련인데 그렇지 않다는 것은 개성집의 전체적인 관리 수준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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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즉감탄의 밑반찬>

자리에 앉으면 아주머니의 푸근한 손이 날아들며 시나브로 밑반찬이 깔리지, 헌데 딸랑 "배추김치""무 생채"가 전부라 시식단의 누구는 "아니 떡국 하나에 7천원이나 받아 먹으면서 밑반찬이 왜이래?"라고 했지만, 그 맛을 보더니 번쩍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군계보다 일학이 낫다!"라고 쾌재를 외치더라구.

아무튼 칼칼함과 감칠맛의 조화랄까? 특히 인공 감미료로 감칠맛을 내면 결국 입이 텁텁해지고 많이 먹을 수가 없는데 개성집 밑반찬은 재료가 가진 감칠맛을 잘 살려서 많이 먹어도 물리지 않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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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게 담겨 나오지는 않지만 모두의 식도를 예쁘게 만들어 주는 떡국>

아무튼 약 15분을 기다리니 푸짐한 그릇에 담긴 조랭이 떡국이 나왔어, 먹기 전 세팅된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취재 기본 원칙을 시식단 모두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담백한 국물 향에 취해 "어푸 어푸" 국물을 떠먹기 시작했고, 누군가는 알싸하게 곰삭은 김치와 무생채의 맛에 반해 그 짠걸 쌩으로 퍼먹기 시작하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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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식감, 조랭이 떡>

하지만 이 떡국의 진짜 핵심은 국물도 아니요, 김치도 아니요, 고명으로 세팅된 고기도 아니요, 바로 이 쫄깃한 조랭이 떡이라는 거지. 일단 시식자 모두 환상적인 치감에 감탄했어, "찹쌀", "햅쌀", "밀가루"의 황금비율과 적절한 수분 농도, 그리고 그때 그때 필요한 만큼만 만들어 두어 신선함을 유지해 시식단이 조랭이 떡을 입에 넣고 저작운동 1회 반복밖에 하지 않았음에도 모두의 정신을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릴 만큼 쫄깃하고 황홀하며 강렬했지.

특히 조랭이 떡 사이 적절한 깊이의 "아기 궁뎅이 똥꼬골"은 사골 육수의 맺힘양을 알맞게 조절해서 조랭이 떡의 두께 때문에 자칫 심심해질 미각을 산뜻하게 날려버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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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하는 고기 함유율이 지배적인 만두>

갑자기 왠 만두냐구? 만두 따로 시킨거냐구? 아니, 아니 그저 "떡만두국"에 있는 만두일 뿐이야.

하지만 눈썰미 좀 있는 사람은 바로 알아차렸을 거야. 만두 소의 재료 비율에 텁텁한 두부의 함유량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을, 그래 맞아, 바로 그거야, 만두의 단가를 낮추기 위해 다량으로 함유되는 두부와 당면 대신에 우리가 좋아하는 바로 그것, "고기"로 만두소를 가득 채웠다는 거지.

할머니가, 어머니가 빚어 주시는 만두가 야박한 거 봤어?
식도락이 되기보다 죽지 않기 위해 식당을 찾는 우리 현대인의 비애를 알고 있는 냥, 이 쫀쫀하고도 속이 꽉 찬 만두는 그렇게 우리들의 슬픔을 위로한 거야. 그리고 우리 시식단은 그 뜻 깊음에 모두 젖은 눈가를 훔치며 만두를 먹을 수 밖에 없었어. 물론 맛은 두말할 것도 없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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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되어 있는 주방은 우리의 위생상태를 믿어도 좋다는 자신감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그래 맛도 중요하지만 음식은 만든이의 마인드가 무척 중요한 거야. 만두 하나가 이렇게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반드시 고찰해볼 가치가 있는 거지. 그래서 주인 아주머니의 '경영철학'과 '음식철학'을 여쭙기 위해 우리 시식단이 인터뷰를 시도했지.

모두들 알고 있을 꺼야, 요즘 음식점 주인들 홍보하려고 매체 접촉에 혈안이 되어 있다는 현실을.하지만 아주머니는 한사코 거절하시면서 "그냥 맛있게 드시는 걸로 만족해요"를 연신 반복하시곤 바람처럼 구름처럼 옆 테이블의 빈 그릇을 들고 홀연히 사라지셨지. 우리 시식단은 순간 당황스러움과 뿌듯함이 교차해 서로를 바라보고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오른손을 살며시 들어 멋쩍게 머리를 긁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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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지경에 다다른 자의 빈 그릇>

아니 이게 왠 일? 우리 시식단이 이토록 심도 있는 고민을 할 제, 그 중 누군가는 그 깊은 맛에 취해 맛을 음미치 아니하고 대번에 떡국을 입에 털어 넣는 과오를 범한 거야. 바닥까지 핥는 것도 부족해 남의 떡국을 탐하려 했던 그의 행동은 이미 자아를 잃은 상태였고 눈은 이미 동공이 풀려 뒤로 넘어가고 있었지.

부디 조랭이 떡국을 먹을 땐 '한 알 한 알' 맛을 음미하며 먹어주길 바래, 그래야 진정한 맛의 깊이를 느낄 수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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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선방한 후식 '귤'>

후식으로 나오는 귤이야.

왜 귤 같이 시큼한 거 때려 죽여도 못 먹는 선천적 위산과다자(者)인 필자 같은 사람이 있어. 하지만 위산과다의 위험을 무릎서고 "개성집"이 재료 선정에 있어 마지막까지 섬세함을 잃지 않았는가를 가늠하기 위해서 한번 시식을 시도해봤지. 당도 높은 맛의 귤은 개성집의 전체적인 완성도에 흠을 가하지 않을 만큼 선방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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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뭐>

우리 시식단에게 "개성집"을 소개한 익명의 제보자의 말에 따르면 이 집은 모든 음식이 주메뉴라 해도 손색없을 만큼 모든 음식이 맛깔스럽다고 했어. 이에 전적으로 동감하는데 이유는 식당의 음식 솜씨를 알려면 밑반찬을 보면 된다고들 말하지? 그래 맞아, 어떠한 음식을 주문해도 후회치 않으리라 생각되네. 아무튼 일단 추천하고픈 메뉴는 떡국이니까 알찬 신년에 알찬 떡국을 찾던 사람들이라면 "개성집"을 적극 권하고 싶어.

 

(편집자 주)

나 무슨 "음식점 홍보 찌라시" 라도 쓴 냥 극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그만큼 우리 시식단에겐 충만한 만족도를 제공했기에 가능했던 거야.

부디 우릴 믿어~!

 

가는길: 신설동역 3번출구

전화번호: 02-923-6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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