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세 아이를 둔 아빠입니다. 방금 잠이든 큰아이를 보고 왔습니다. 잠을 험하게 자는 아이라 이불을 덮어주었지요. 문득 몇 년 전 일이 떠올랐습니다.
아내와 제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시절. 당시 큰 아이는 5살
아내와의 의견 대립이 생겨 싸우는 상황에서 큰아이는 제가 좀 심하게 아내를 다그치면 아빠 미워! 아빠 보기 싫어! 하며 저에게 대들었죠. 화가 나있는 상황에서 대드니깐 저도 모르게 큰아이의 엉덩이를 마구 때려주었습니다.
아이는 아빠의 화난 모습을 처음 경험하는 거라 많이 놀라있었고 또 그 모습이 기억에 남아 한동안 저의 감정을 살피는 아이로 변해있었죠.
결국 잦은 불화로 인해 아내는 아이를 데리고 강원도 절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아내는 거기에서 탱화를 그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전 너무 미안한 마음에 아내가 일하고 있는 강원도로 찾아가 용서를 빌고 다시 새 출발을 하자는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아내는 이 작업을 끝내는 조건으로 승낙 했습니다.
과거 저와 제 아내는 대학교에서 같이 한복그림, 일러스트 등 같이 동업하면서 생활비를 충당하곤 했습니다.
이번일도 같이 해야 한다는 조건이었던 것이죠. 우리는 약 1개월간 거기서 탱화를 그렸습니다.
처마 밑에서 작업하는 것이라 목과 허리가 무척이나 아프지만 그래도 아내와 함께 하는 일이라 힘들어도 견뎌냈습니다.
그 후 저희는 힘든 일이 있어도 서로 이해하고, 참아가며 지냈습니다.
어느 날 회사에서 가족모임이 있었습니다. 그 모임에서 가족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갑자기 큰아이가 자기의 장기를 소개하겠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순간 의아해하며,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영어성경의 창세기1장을 그동안 읽어서 외운 것을 많은 사람 앞에서 말하는 모습을 보고 저는 아들이 대견스럽고, 제 신앙적인 삶에 경종을 울리는 것에 눈물이 흐르는 것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큰아이가 영어를 하는지, 성경을 읽는지 관심 없는 아빠였는데 말이죠. 그 날 저는 양심에 가책을 받았습니다.
제가 어려운 시절 그 아이를 혼낸 것이 상처가 되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저는 큰아이를 불렀습니다. 아이를 마주보고 저는 물었습니다.
"너 예전에 아빠가 너를 심하게 때린 적 기억나니?" "네!" "많이 아프고, 아빠가 미웠지?" "네!" "그래! 아빠가 아무 잘못도 없는 너를 때렸구나! 늦었지만 아빠가 너에게 용서를 빌께! 용서 해줄 수 있니?" 저는 큰아이의 두 손을 잡고 용서를 빌었습니다. "아빠! 용서할게요!"
큰아이는 아무 망설임 없이 저에게 용서의 방을 내줬습니다. 저는 큰아이를 안고 큰아이 등에 눈물을 흘렸지만 들키지 않으려고 더욱 세게 안았답니다.
- 새벽편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