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스크랩] 천상의 휴식, `인도양의 보석` 모리셔스

대영플랜트 2008. 7. 15. 21:41
천상의 휴식, 그대와 누리고 싶었다… '인도양의 보석' 모리셔스
 ◇모리셔스에서 ‘사슴섬’(Deer island)으로 운행하는 요트.
“여기로 여행 오면, 없던 사랑도 싹트겠네.”

모리셔스 연안을 미끄러지는 요트 위에서 한 젊은 여성이 혼잣말한다. 파란 젤리 같은 대양, 섬 해변을 수놓은 원시림, 끈적임 없는 바닷바람은 문명인의 우울과 신경질을 씻어낸다. 늘 접촉사고 당한 것 같은 찜찜한 기분도 푸른 바다에 잠긴다. 모리셔스를 감싸는 투명한 물빛을 보면서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잘 기억해 두자. 평생 사랑할 만한 이일 것이다.

# 천국의 물길, ‘사슴섬’ 요트 여행

모리셔스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섬에서 동쪽으로 약 800㎞ 떨어져 있다. 아열대 해양성 기후이며, 해안지대 평균기온은 섭씨 23도로, 일년 내내 쾌적하다. 여름(10∼3월)은 보통 32도, 겨울(4∼9월)은 16도를 기록한다. 남북 길이 65㎞, 동서 45㎞인 이 아담한 휴양지는 ‘블루 오션’ 신혼여행지로 각광받는다. 생애 가장 특별한 장소를 물색하는 커플이 몰디브·하와이 대신 선택한다. “신이 천국보다 먼저 창조한 곳”이라는 마크 트웨인의 수사가 전혀 과장스럽지 않다.

동부 해안의 사슴섬(디어 아일랜드)으로 떠나는 카타마란(Catamaran·선체가 둘인 배) 요트 여행은 낙원 유람이다. 사슴섬은 17세기 네덜란드인이 식용으로 사슴을 섬에 들인 데서 유래했다. 아늑한 볕을 쐬면서 너른 갑판에 드러누우면 눈앞에 밝은 미래만 보이는 것 같다. 근해에서 본 모리셔스는 융기한 봉우리, 야자수, 세련된 리조트 건물로 아름답다. 훤히 비치는 바다 속에선 산호와 열대어가 수중 화원을 이룬다.

◇화산활동 흔적이 남아 있는 모리셔스.

“노 우먼, 노 크라이∼.”

요트 뒤편에서 춤판이 벌어진다. 흑인 선원들이 레게 가수 밥 말리의 히트곡과 아프리카 민요를 부른다. 낡은 기타와 타악기 젬베뿐이지만, 굿판의 주술사처럼 다들 신이 들려 있다. 그들의 컬컬하고 두꺼운 목소리, 유연한 허리에서 아프리카의 야성이 흘러나온다. 동남아 휴양지에선 좀체 느낄 수 없는 에너지다. 무희가 치렁치렁한 치마를 과감하게 치올리며 승객의 소맷부리를 잡아끈다. 체면과 주변 시선을 의식하는 동양인 관광객은 쭈뼛하다. 흑인들의 ‘몸부림’에 비하면 승객들의 춤은 얌전해 보인다. 일행은 “정말 신나게 노네, 우리와 유전자가 다른가” 하며 아프리카가 뿜어내는 열기에 감탄한다.

점심은 선상에서 해결한다. 요트 선미에 숯불을 피워 놓고, 바닷가재와 생선·닭고기를 굽는다.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아도 재료의 신선함 덕분에 입에 착 달라붙는다. 살이 꽉 들어찬 바닷가재는 모두 두 마리 이상씩 해치웠다. 청신한 하늘과 쪽빛 바다가 투박한 점심식사를 와인이 잘 어울리는 오찬으로 격상시킨다.

◇타악기와 기타를 연주하며 춤추는 요트 선원들

사슴섬 선박장에 닿자, 지척에 해수욕장이 보인다. 스피드 보트, 패러세일링 등 레저 시설이 들어섰고, 장신구를 파는 토속 상점도 있다. 사슴섬의 에메랄드 빛 바다는 수심이 얕다. 해변에서 100m가량 나아가도 물이 허리까지밖에 오지 않는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 휴양객은 안심하고 해수욕을 즐긴다. 요트 여행은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한나절이다. 남동부 항구 그랜드 포트와 사슴섬을 왕복하며 여유 있게 모리셔스를 감상한다. 10인 내외가 승선하며 비용은 1인당 80유로(약 10만원)다. 세일링 이외에 스노클링과 스쿠버다이빙, 바다낚시 등을 즐길 수 있다.

# 유럽·아프리카·아시아의 융합, 포트루이스

서부 해안도시 알비옹에서 수도 포트루이스까지 택시로 20분 남짓 걸린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광활한 사탕수수 플랜테이션이 장관이다. 19세기 영국령일 때, 인도인을 이주시켜 대량으로 사탕수수를 심었다. 2년 전까지는 설탕과 럼을 뽑아내는 사탕수수가 제1의 수입원이었지만, 이젠 관광이 으뜸이다. 연간 70만명을 웃도는 관광객이 모리셔스를 찾는다. 넬슨 만델라, 나오미 캠벨,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유명인사들이 ‘정기 고객’으로 이름을 올렸다. 관광을 비롯해 사탕수수, 직물산업이 섬을 먹여 살린다.

택시가 주거지를 관통할 땐, 힌두사원·천주교 성당·모스크가 번갈아 보인다. 모리셔스 주민 구성은 인도인 68%·크레올(흑인·프랑스인 혼혈) 27%·중국계 3.5%이고, 종교는 힌두교(52%)·천주교(26%)·이슬람교(17%) 순이다. 다양한 문화는 세계 열강의 판도에 따라 섬의 주인이 바뀐 탓이다. 10세기 아랍 선원들에게 처음 발견됐지만, 1505년 포르투갈 선원들이 정박지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네덜란드·프랑스·영국의 지배를 받다가 1968년 3월 독립했다. 공식 언어는 영어지만, 프랑스어가 제2외국어처럼 쓰인다. 크레올어도 잔존하는데, 옛 노예들이 주인 몰래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만든 언어라고 한다.

◇모리셔스 알비옹 클럽메드 리조트.

모리셔스의 다문화적인 면모는 수도 포트루이스에서 두드러진다. 신·구, 유럽·아프리카·아시아 문화가 공존한다. 항구의 쇼핑몰에서는 재즈가 울리는데, 큰길을 건너면 ‘도떼기시장’이다. 재래시장 상인들이 호객하는 소리에 귀가 먹먹하다. 토마토 옥수수 호박 양상추 포도 배 등 채소·과일부터 갓 구운 바게트, 신선한 생선까지 다양한 식재료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시장 한구석에서는 행인들이 인도식 빵 로티로 허기를 달랜다. 양동이에 받은 우유를 한 잔씩 파는 장면도 이채롭다. 인심 좋은 우유 장수는 카메라를 멘 동양인 기자를 보자, “공짜야, 공짜”라며 우유 한 잔을 건넨다.

항구 쪽은 유럽과 다름없다. 대형 건물에 전통 공예품 전문점뿐 아니라 보석, 고급 의류 매장이 즐비하다. 바다를 마주한 곳엔 야외식당이 들어서 있어 식도락가의 발길을 붙든다. 광장은 청춘들의 데이트 장소다. 따사로운 태양 아래 구릿빛 피부의 선남선녀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느라 바쁘다. “없던 사랑도 싹트는 나라”이니, 이들의 짝은 약속 시간에 맞춰 꽃을 들고 나타날 것이다.

모리셔스=글·사진 심재천 기자

jayshim@segye.com

≫여행 정보

클럽메드는 지난 8월 알비옹 리조트를 개장했다. 신혼여행 상품은 서울에서 월요일에 출발하는 7박8일 일정이 일반적이다. 여행경비는 일반실 1인당 300만원, 디럭스룸 400만원, 스위트룸 450만∼500만원이다. 개장 기념으로 10월 한 달간 7박8일 상품은 커플당 100만원, 5박6일 상품은 커플당 50만원을 지원한다. 항공료와 숙박, 식사 일체가 포함돼 있다. 대한항공으로 홍콩까지 간 뒤 모리셔스 항공으로 갈아탄다. 총 비행시간은 13시간 정도. 서울보다 5시간 빠르다. (02)3452-0123

모리셔스 화폐는 모리셔스루피. 1모리셔스루피는 약 30원이다. 유럽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달러보다는 유로가 물품 구입에 편리하다. 신용카드 사용도 별 문제없다. 내륙에서는 불안정한 대기 탓에 비를 자주 만난다. 볕이 따뜻한 낮엔 반소매 셔츠로 활보해도 괜찮지만, 밤엔 가벼운 점퍼나 얇은 카디건이 필요하다. 국명 모리셔스는 네덜란드 왕자 모리스를, 수도 포트루이스는 프랑스 루이 14세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

출처 : 화양연화(花樣年華)....
글쓴이 : 채송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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