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권의 동해안을 잇는 7번국도가 몇 년전 4차선으로 확포장 공사를 마치면서 설악권 남쪽의 양양군 남애항에서 북쪽 끝의 통일전망대까지 시원하게 뚫린 7번국도의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는 것도 멋스럽다.
7번국도는 동해안 바닷가를 끼고 이어지는 해안도로라 바닷가 풍경을 즐기기에 아주 좋고 인적 없는 한적한 포구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기에도 아주 좋습니다.
단, 여름 성수기에는 7번 국도가 붐비나 그외 계절은 한적하여 비교적 여유롭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중간 중간 항포구며 주요 전통문화지역 등을 둘러볼 수 있어 더욱 좋다. 비오는 봄날이나 시원한 바람이 좋은 가을철도 좋고, 눈 내리는 겨울 해안도로를 달려 해안가에 잠시 들려 눈내리는 모습을 감상해도 좋다.
탐방 안내
(1) 7번국도 진입
서울에서 올 경우 영동고속도로(대관령터널)을 지나 양양 현남톨게이트에서 속초방면으로 진입하면 7번국도로 진입하게 됩니다. 또한 44번 국도를 타고 미시령이나 한계령, 진부령을 넘어 동쪽 끝까지 가면 7번국도와 만나게 된다. 드라이브는 일정에 따라 편한 코스로 선택하면 된다. 북에서 남으로 내려와도 좋고 남에서 북으로 올라가도 좋다.
(2) 코스 소요시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양양 남쪽 끝까지 승용차로 넉넉잡아서 2시간이면 된다. 중간중간 항포구에 들러 여행을 즐기려면 1박2일 정도면 충분하다. 물론 중간에서 잠시 샛길로 빠져 다른 관광지를 들를 수도 있다.
(3) 코스 탐방요령
유명관광지도 좋지만, 작은 항포구를 끼고 도는 해안도로를 타 보는 게 더욱 운치있다. 7번국도를 타고 가다 항포구 샛길로 들어가서 바닷가를 끼고 도는 해안도로를 천천히 달려보라. 그리고 잠시 차를 멈추고 풍물을 즐겨보자. 항포구마다 풍기는 맛이 각기 다르다.
(3) 숙박
7번국도 주변에 최근들어 모텔과 민박집들이 많이 생겨났다. 특히 해안가에 위치한 모텔은 객실에서 동해안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 적지 않다. 속초지역의 모텔은 속초 바닷가와 야경이 아름답다.
하조대에서 7번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오다보면 도로가 왼편으로 굽어지는 지점이 있다. 이곳에서 계속 도로를 타지 않고 직진으로 나 있는 이면도로를 진입하면 바닷가 해안도로가 나온다. 길은 한적한 농촌풍경이 연출되는 조용한 길로 가다보면 작은 항포구, 수산항이 있고, 오산해수욕장이 있다. 드라이브 코스로 아주 좋다.
설악산 들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설악산 입구에는 조각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잠시 이곳에서 차를 세우고 차를 한잔 해도 좋다. 이곳 북쪽 대포항은 동해안 활어난전의 명소. 주차장(유료)에 차를 세우고 항포구 샛길을 따라 길 끝까지 갔다와 보는 것이 좋다. 색다른 관광지의 풍물을 느낄 수 있다.
찬바람 몰아치는 새벽 공기를 가르며 맛보는 일출의 환희란 몸과 마음까지 개운하게 해주는 연말연시 최고의 청량제이다.
동해안 7번국도를 따라 이어지는 일출 여행에는 칼바람에 얼얼해진 속을 후끈하게 풀어줄 겨울 별미가 있어 더 포만감이 깃든다. 주문진의 도루묵과 양미리, 삼척의 곰치국은 강원도 해안가의 대표적 별미. 그 아래 경북 울진-영덕으로 내려가면 속살 꽉찬 대게가, 포항 호미곶 구룡포에서는 해풍에 시나브로 꼬득꼬득 말라가는 과메기가 겨울 미각을 부추긴다.
▲ 도루묵찌개
말짱도루묵? 金도루묵이지! : 도루묵-양미리
정동진, 헌화로 등 일출 포인트가 즐비한 강릉에도 겨울별미가 풍성하다.
지금 강릉에는 도루묵, 양미리가 지천이다. 주문진 포구에는 막 배에서 부려 놓은 도루묵을 수북히 쌓아 놓고 흥정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말짱 도루묵'이라며 푸대접 받던 도루묵은 최근 몇년 사이 값비싼 '금도루묵'으로 변신했다. 어획고가 감소한데다 백혈병 예방에 좋다고 해서 원폭 피해를 입은 일본인들이 싹쓸이 수입해가는 바람에 귀하신 몸이 됐던 것. 하지만 최근 2~3년 사이 어획량이 늘며 서민들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알이 통통하게 밴 것 20마리가 1만~2만원 선. 무를 깔고 얼큰한 매운탕을 끓여 먹거나 고소한 구이도 겨울철 미각을 돋운다.
주문진 인근 사천항에서 많이 나는 양미리도 제철이다. 사천포구에서는 그물에서 떼어낸 양미리를 말리는 광경을 흔하게 볼 수 있다. 1만원이면 70마리 한 무더기를 살 수 있다. 꼬득꼬득 말려 구워 먹거나, 무를 썰어 넣고 국을 끓여도 국물이 시원하다. 주문진항 어부촌(033-662-8352) 등 포구 일원 횟집에서 도루묵 맛을 볼 수 있다. 도루묵찌개 1인분 6000원, 도루묵매운탕 1만5000~2만5000원(3~4인분).
▲ 곰치국
"못생겨도 맛은 좋아" : 곰치국
신남포구, 해신당, 장호해변 등 빼어난 일출 명소가 늘어선 삼척해변에서는 '못생겨도 맛은 좋은' 곰치국이 별미다. 피부가 흐물하고 생김새가 다소 징그럽지만 일단 국을 끓여 놓으면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일명 '물메기', '물곰'으로도 불리는 곰치는 찬바람이 불면 식탁에 오르는데, 곰치를 토막내 신김치를 썰어넣고 푹끓여낸 국물맛이 복어국에 비할 바 아니다. 곰치살을 입안에 물면 흐물거리듯 이내 녹아내리고, 내장의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정약전 선생(정약용 둘째 형)은 '다산어보'에 '물메기는 고깃살이 매우 연하다. 뼈도 무르다. 맛은 싱겁고 곧잘 술병을 고친다'고 썼을 정도. 3~4kg 한마리 경매가가 8000원선. 삼척항 돌고래 횟집(033-573-1373), 임원항 주변 횟집 등에서 곰치국 맛을 볼 수 있다. 한그릇 6000원.
통통 살오른 겨울이 제철 : 대게
망양정, 죽변항, 삼사해상공원 등 멋진 일출 포인트가 곳곳에 자리해 장쾌한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는 울진-영덕은 겨울철 '대게'를 맛볼 수 있는 미식의 명소.
요즘 울진 죽변항, 영덕 강구항에는 대게철을 맞아 대게잡이 배가 분주히 드나든다. 서로 원조논쟁까지 벌이고 있는 국내 대게 최고 생산지로 싱싱한 국산 대게를 포구 주변에서 맛볼 수 있다.
대게는 통상 11월부터 5월까지 조업이 이뤄지지만 12월 중순 이후 잡아야 살이 오른 게맛을 볼 수 있다.
대게는 '大게'가 아닌 다리마다 생김새가 대나무(竹)처럼 마디진 다리와 빛깔을 가졌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대게는 지방질이 적어 담백 쫄깃하다. 게장이 담긴 딱지(몸통)에 밥을 비벼 먹는 맛이 일품이다. 배불리 먹으려면 1마리 기준 현지가로는 2만~4만원선(12월 기준). 죽변항 송이네(www.대게천국.com 011-523-0134), 금성식당(054-781-5737), 강구항 대게 식당가 등에서 대게 맛을 볼 수 있다.
▲ 포항 과메기
구룡포 해풍에 녹았다 얼었다… : 과메기
겨울철 동해안 별미로는 단연 과메기를 꼽을 수 있다. 과메기는 한반도 호랑이 꼬리에 해당하는 일출의 명소, 포항 구룡포가 주산지.
포항시에서 영일만을 따라 호미곶에 이르는 일출 나들이길(925번 지방도)은 올망졸망 포구와 하얀 모래밭, 파도에 일렁이는 고깃배 등 여유로운 광경이 펼쳐져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다. 특히 겨울철이면 구룡포 해안 곳곳에 과메기 덕장이 늘어서 포항의 또다른 볼거리가 된다.
본래 뱃사람들의 영양식이었던 과메기는 가을철에 잡힌 꽁치를 영하 10도의 냉동상태로 저장한 뒤 겨울철 해안가 덕장에 내다 걸어 자연상태에서 해동과 냉동을 반복하며 만든다. 밤이면 얼어붙고, 낮이면 녹아 몸속의 수분을 털어내는 과정에 맛깔스럽게 숙성되는 것. 예전에야 청어를 주로 썼지만 요즘은 꽁치가 대신한다.
꽁치를 통째로 매달아 말리는 '통과메기'는 보름 정도, 배를 갈라 먹기 좋게 말리는 '짜가리(배지기)'는 4~5일이면 고소한 과메기로 태어난다.
과메기는 애주가들의 안주감으로도 인기다. 특히 꽁치에 '아스파라긴산' 성분이 듬뿍 들어 있어 숙취해독에도 그만이다. 뿐만아니라 고혈압이나 간기능 개선 등 성인병 예방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서민들의 건강식으로도 애용 되고 있다.
과메기는 껍질을 벗겨 속살만을 생미역, 김, 마늘, 쪽파 등과 함께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게 일반적이다.
포항에서 20년 넘게 과메기 전문점을 운영해온 감나무식당 박동주씨(58)는 "등이 푸르고 윤기가 나며 배가 홀쭉하고 속살이 붉은 빛깔을 띠는 게 좋은 과메기"라고 일러준다. 과메기 한두름(20마리) 산지가 7000~1만원, 요리로는 한접시 1만2000(6마리, 2인 기준)~1만5000원(10마리). 포항시내 감나무식당(054-247-1741), 해구식당(054-247-5801), 구룡포 삼정리 관광횟집(054-276-3465) 등에서 별미를 맛볼 수 있다.
▶과메기 축제=포항시는 과메기를 알리기 위해 오는 31일부터 새해 1월2일까지 3일간 '한민족 해맞이 축전'이 열리는 포항시 남구 대보면 호미곶 광장에서 '제8회 과메기축제'를 연다. 이번 축제는 그간 포항 시내와 가까운 북부해수욕장에서 열어왔으나 올해부터는 해맞이 관광객들에게 과메기를 알리기 위해 장소를 바꿨다. 과메기 시식회, 얼음 조각상 전시, 1만명분 떡국 끓이기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린다. 포항시청(054-245-6064).
동해… 즐거운 7번 국도
멋 도로, 맛 도로 즐거운 7번 국도
동해안 해장국 3총사 - 우럭미역국.곰칫국.섭국
동해는 거칠다. 해변에서 조금만 나가도 높은 파도, 거센 바람이 뱃전을 때린다. 그런 바다와 매일 사투를 벌이는 바다 사나이들에게 한잔 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갓 잡은 생선 막회에 막소주 한 사발이면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신다. 문제는 숙취다. 빈속에 급하게 들이켠 독주는 다음날 아침이면 머리와 뱃속에 화끈화끈 불을 지핀다. 그럴 때면 바닷가 술꾼들이 찾는 해장국 3총사가 있다. "부산에 복국이 있고 전주에 콩나물해장국이 있다면 강원도엔 우럭미역국과 섭국, 곰칫국이 있다"는 게 그들의 얘기. 피서 떠난 들뜬 기분에 과음을 했다면 다음날 아침 바다 사나이들이 추천하는 '숙취 해결사'를 찾아가 보자.
(1) 우럭미역구-강릉 태광회식당
미역국은 볶은 쇠고기로 국물 맛을 내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육고기보다 생선이 흔한 강원도 해안지방에선 예부터 쇠고기 대신 우럭을 써왔다. 기름기 없이 담백하고 부드러운 국물 맛이 고기 육수보다 윗길. 미역이 팍 풀어질 무렵 솔솔 뿌려 넣은 들깨가루가 고소함을 더한다. 강릉 초당 순두부촌 건너편 강문 회타운에서 회를 주문하면 어느 집이든 국물안주로 이 우럭미역국을 내놓는다. 하지만 이른 아침 해장국으로 먹고 싶다면 태광회식당으로 가야 한다. 아침 일찍(오전 6시30분) 식사로 우럭미역국을 파는 이곳이 유일하다. 경포대해수욕장에서 현대호텔을 지나 차로 3분 거리. 강문교를 건너자마자 회센터 초입 강문어촌회관 건너편에 있다. 1인분 5000원. 033-653-9612.
(2)곰칫국 - 삼척 바다횟집
삼척항에서 "곰칫국 맛있는 줄 모르겠다"고 하면 "아직 술을 덜 마셨다"고 타박을 받는다. 곰치는 원래 '미운 오리 새끼'였다. 못생긴 데다 덩치만 컸지 살이 물러생선 축에도 못 끼는 생선 취급을 받았다. 그런 곰치를 '금치'로 만들어 준 건 바로 김치. 푹 끓인 곰치에 묵은 김치를 넣고 칼칼하게 끓여 해장국으로 내놓자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다. 묵처럼 흐물흐물한 살이 오히려 강점이 됐다. 술 마신 다음날 입맛 깔깔한 술꾼들에게 사랑받게 된 것. 항구 초입에 늘어선 많은 곰칫국집 중에서 바다횟집이 원조다. 1인분 6000원. 강릉에서 삼척 방향으로 7번 국도를 타고 가다 삼척해수욕장 쪽으로 빠져 해안도로(새천년로)를 타고 항구 끝까지 가야 한다.033-574-3543.
(3) 섭국 - 양양 오산횟집
섭은 섭일 뿐이다. 타지 사람들은 홍합과 매한가지인 줄 알지만 생김새부터가 다르다. 홍합이 보통 크기에 껍데기가 매끈매끈한 반면 섭은 더 크고 표면이 까칠까칠하다. 맛도 다르다. 삶으면 훨씬 더 고소하고 쫄깃쫄깃한 쪽이 섭이다. 코앞 바다에서 건져낸 싱싱한섭에 계란을 풀고 부추와 미나리, 대파를 넣고 죽처럼 진하게 끓여 내는 해장국이 동호해수욕장 오산횟집의 명물 섭국이다. 전날 술을 마신 사람이라면 한술만 떠도 "시원하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1인분 7000원.술안주로 좋은 무침과 찜은 각각 3만원이다. 강릉에서 양양 방향으로 7번 국도를 타고 가다 양양공항 휴게소에서 우측 지방도로를 타면 동호해수욕장에 닿는다. 033-672-4168.
(4) 양양 메밀국수의 자존심-동치미 막국수 vs 육수 막국수
양양 막국수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 건 십수년 전부터다. 한계령으로 올라가는 국도변, 지금은 군사공항으로 바뀐 옛 속초공항 앞 장산리 막국수촌이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양양 토박이들이 최고로 꼽는 막국수집은 따로 있다. 장산리에서 2㎞쯤 더 들어가 있는 석교리 영광정메밀국수(上)는 3대를 이어오는 이 동네에서 가장 오래된 막국수집. 함흥이 고향인 윤함흥(89) 할머니가 1974년부터 고향식 메밀국수를 팔기 시작해 지금은 며느리 임정자(65)씨와 손자 이제덕(45)씨가 대를 잇고 있다. 이 집 막국수 맛의 비결은 3가지. 한 달 이상 숙성시킨 차가운 동치미 국물과 제분한 지 1주일을 안 넘긴 봉평 메밀로 직접 뽑는 구수한 국수 면발, 그리고 양파를 갈아넣어 만든 매콤시원한 양념장이다. 1인분 5000원. 033-673-5254. 영광정 메밀국수가 양양군 북부 막국수의 대표라면 양양읍 사람들은 송월메밀국수(下)를 첫손에 꼽는다. 소의 목뼈와 가슴뼈로 우려낸 육수에 김가루를 잔뜩뿌려 고소한 맛을 더한 국물은 '은은한 감칠맛'을 자랑한다. 동치미 막국수와 비교하자면 단맛이 덜한 대신 담백하고 맛이 깊은 편. 1인분 5000원. 비 빔국수는 6000원이다. 강릉에서 양양 방향으로 7번 국도를 타고 가다 양양대교 직전 송현사거리에서 내수면연구소 방향으로 우회전, 차로 3분가량달리면 나온다. 033-672-3696. (5) 입보다 코가 먼저 놀라는 송이전골 - 양양 송이버섯마을
'버섯의 왕' 송이의 제철은 추석 전후다. 하지만 그때를 맞춰 송이 맛을 보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경매로 1kg 단위로 거래되는데 비쌀 때는 ㎏당 60만원씩 갈 때도 있다. 아무리 별미라도 한끼 가족 식사로 맛보기엔 부담스러운 가격. 그래서 송이 요릿집에선 낙찰받은 송이를 급속 냉동시켜 뒀다 1년 내내 조금씩 나눠 내놓는다. 양양 송이버섯마을에서 파는 송이 전골은 '귀하신 몸' 송이를 비교적 값싸게 맛볼 수 있는 메뉴. 새송이.표고.느타리.팽이 등 갖은 버섯에 송이 약 1.5개(100g)를 얇게 저며 올리는데, 그 맛과 향은 다른 버섯들을 단연 압도한다. 쌉쌀한 향과 쫄깃한 육질을 감상하며 한점 한점 씹다보면 '이래서 송이 송이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표고 탕수육에 느타리 샐러드, 목이 고추장무침 등 함께 나오는 반찬도 버섯 일색이다. 칼국수 사리를 포함해 2만원. 2~3명이 먹기에 충분하다. 2000원을 더 내면 남은 국물에 밥과 야채를 넣고 볶음밥을 만들어 준다. 양양에서 강릉 방향으로 7번 국도를 타고 가다 양양군청 앞 사거리에서 좌회전, 양양구교를 건너자마자 왼쪽에 있다. 033-672-3145. (6) 삼숙이탕, 술국이야 해장국이야 - 강릉 해성횟집
삼숙이는 아귀를 닮은 생선이다. 아귀가 검고 껍질이 맨질맨질한 반면 삼숙이는 색이 엷고 껍질이 까칠까칠한 것 정도가 다르다. 삼숙이란 이름은 못생겼다고 붙인 별명. 원래 강릉 사람들은 망챙이라고 부른다. 강릉 해성횟집에서 끓여내는 삼숙이탕은 삼척항에서 들여온 생물 삼숙이에다 명태 곤이.미나리.대파를 넣고 직접 담근 고추장을 풀어 얼큰하게 끓여내는 매운탕이다. 칼칼한 국물로 속을 풀고, 쫄깃한 삼숙이살과 명태 곤이는 건져내 고추냉이를 푼 간장에 찍어 먹으면 맛이 그만이다. 원래 해장국으로 소문이 났지만 워낙 얼큰하고 내용이 실하다 보니 먹다 보면 소주 한잔 생각이 간절해진다. 해장하러 왔다가 술국 삼아 해장술을 먹고 가는 술꾼들이 수두룩하다는 게 주인 할머니의 귀띔이다. 반찬으로 나오는 오징어식해도 맛깔나다. 1인분 6000원. 강릉 남대천변 중앙시장 빌딩 2층에 있다. 033-648-4313.
(7) 짬뽕이라고 다 같은 짬뽕이 아니다 - 속초 왕부
피서 왔다고 입에 선 토속음식만 먹다 보면 어느새 속이 거북해지게 마련이다. 짬뽕.자장면처럼 늘 먹던 익숙한 음식 한 그릇 먹으면 싹 풀릴 것 같은데, 피서지에 있는 중국집들은 뜨내기만 상대하는 것 같아 꺼려진다.
그럴 때면 속초 왕부(王富)에 가보자.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중국음식점을 크게 하다 친정 동네 풍광 좋은 자리에 가게를 낸 우명숙(53) 사장이 내놓는 짬뽕은 '동네 짱깨집' 짬뽕과는 차원이 다르다. 오징어.문어.조개.해삼.새우.소라.복어살 등 인근 동명.대포항에서 경매로 사오는 싱싱한 해산물이 듬뿍 들어 있다. 면발도 다르다. 겨울엔 일반적인 하얀색 국수를 쓰지만 여름엔 케일과 신선초를 갈아넣고 반죽한 녹색 국수를 쓴다. 케일의 단맛과 신선초의 쌉싸래한 맛이 조화를 이뤄 자아내는 향미가 독특하다. 1인분 7000원.
하지만 사실 왕부의 '전공'은 정통 중국요리 쪽이다. 서울 특급호텔 출신의 화교 주방장이 만드는 깐풍게살(3인분/3만5000원)과 크림새우(4~5인분/4만5000원)가 우 사장이 자랑하는 대표 선수.
강릉에서 7번 국도를 타고 가다 속초 청초호 사거리에서 좌회전, 56번 지방도로를 타고 미시령 방향으로 진행하다 학사평 순두부촌 김정욱할머니순두부집 앞에서 다시 좌회전해 3분쯤 들어가면 나온다. 설악산 울산바위가 보이는 한적한 민박.펜션단지 내에 자리 잡고 있으므로 이정표를 잘 보며 찾아가야 한다. 033-635-6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