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남자 가을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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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면 가을 여자는 홀로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하고 가을 남자는 곁에 누군가가 있어주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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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女子는 홀로 떠난 여행 길 어느 낯선 간이역 플랫폼
마지막 열차가 남기고 가는 비명 속에서 이미 전설로 남겨진 '잃어버린 여자'를 환생시키며 전히 홀로된 고독에 묻히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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엷은 카키색 버버리 코트 깃을 세우고 어둠이 병풍처럼 둘러 처진 텅 빈 플랫폼에서
후두둑 쏟아질 것 같은 별을 바라보며 흘리는 눈물도 가을여자에겐 전혀 허물없어 보인다
때로는 고독(孤獨)한 女子가 아름다울 때도 있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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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男子는 갓 잡아 올린 등푸른 생선의 비늘처럼 찰랑거리며 윤기흐르던 미류나무 광채가 사라지기 시작하면 메마른 수수깡처럼 가슴이 푸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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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여자가 '잃어버린 여자'를 환생시키고 있을 때
가을남자는 기억의 저편, 신화처럼 살아있는 오월의 장미를 기억해 내며 목젖으로 올라오는 쓸쓸함을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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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여자는 홀로 떠난 여행길에서 여자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자신을 옥죄는 결박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깊숙이 숨겠노라 다짐하지만
그건, 늘 꿈꾸는 일상의 희망사항일 뿐 숨 죽였던 생명들이 소생하는 새벽이 오면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가는 첫 차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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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남자는 어느 후미진 골목 선술집에서 단풍 곱게 물든 어느해 가을
산기슭에 흘렸던 장미의 눈물을 기억하며 마음의 지도를 꺼내놓고 추억을 더듬어 가지만
가냘픈 신음소리만 귓가에 맴돌뿐 회상할수록 장미의 모습은 흐릿하게 멀어져간다
홀로 술 마시는 가을남자는 그래서 더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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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여자가 가을남자가 가을이면 앓는 病..
-가을의 전설 컬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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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첫차를 기다리며 / 정태춘, 박은옥
정류장에 서 있으마 막차는 생각보다 일찍 오니 눈물 같은 빗줄기가 어깨 위에 모든 걸 잃은 나의 발길 위에 싸이렌 소리로 구급차 달려가고 비에 젖은 전단들이 차도에 한 번 더 나부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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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는 질주하듯 멀리서 달려오고 너는 아직 내 젖은 시야에 안 보이고 무너져, 나 오늘 여기 무너지더라도 비참한 내 운명에 무릎 꿇더라도 너 어느 어둔 길모퉁이 돌아 나오려나 졸린 승객들도 모두막차로 떠나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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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이후 내게 봄은 오래 오지 않고 긴 긴 어둠 속에서 나 깊이 잠들었고 가끔씩 꿈으로 그 정류장을 배회하고 너의 체온, 그 냄새까지 모두 기억하고 다시 올 봄의 화사한 첫차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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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내 영혼 비에 젖어 뒤척였고 뒤척여, 내가 오늘 다시 눈을 뜨면 너는 햇살 가득한 그 봄날 언덕길로 십자가 높은 성당 큰 종소리에 거기 계단 위를 하나씩 오르고 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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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에 서 있으마 첫차는 마음보다 일찍 오니 어둠 걷혀 개는 새벽 길모퉁이를 돌아 내가 다시 그 정류장으로 나가마 투명한 유리창 햇살 가득한 첫차를 타고 초록의 그 봄날 언덕길로 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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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유리창 햇살 가득한 첫차를 타고 초록의 그 봄날 언덕길로 가마 초록의 그 봄날 언덕길로 가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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