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도는 섬이다.
쪽빛바다가 있어서 좋은 곳이다.
파도와 갯바위,
어부의 바지선과 어선이 떠있는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답다.
여수 화정면 백야도에 가면
바다를 가로지르는 백야대교와
어부의 길잡이 백야등대,
백야도의 대표적인 산 백호산이 있다.
섬마을인 이곳은 발길 닿는 곳마다 아름다운
쪽빛바다가 펼쳐진다.
이 섬의 진막골에는 멸치잡이 하는 어부가 산다.
잡아오자마자 착착 팔려 분다는 진막골 멸치는 그 맛과 품질이 최고다.
그가 사는
멸치움막은 별천지다.
그곳에 들어서면
세상의 시름이 순간에 사라지는 듯하다.
철썩이는 파도,
살랑거리는 갯바람이 어부의 움막에서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이다.
파도와 더불어 살아가는
어부의 움막은 바닷가 갯바위 기슭에
똬리를 틀었다.
그림 같은 삶이 한 폭의 수채화로 다가오는 진막골,
지난달 30일 오후, 그곳에 갔다.
갯바위를 오가며 사람들이 해초를 뜯고 해산물을 잡는다.
7물,
물이 많이 나는 날이다.
바다는 속살을 훤히 드러내놓고 있다.
아낙은 미역을 따고 아저씨는 해삼을 잡는다.
한 시간여 됐다는 아저씨의 바구니가 제법 묵직하다.
갖가지 조개와 고둥, 성게 등이 바구니 한 가득이다.
백야리에 사는 고종남(59)씨다.
“돌만 뒤비면 나와요, 해삼이~”
갯바위에는
미역과 톳이 많이 자라고 있다.
어부는 미역귀를 따서 갯물에 훌훌 씻어 먹어보라면서 건네준다.
미역귀 한입에 바다향이 입안 가득하다.
보드라운 봄바람과 오가는
철썩이는 파도가 정겹다.
보름에 한 번씩 열린다는 진막골의 바다,
이곳 바다가 열리는 날이면 3일간 해초류와 해산물의 수확이 가능하다.
해삼, 멍게, 성게 ,톳 등의 해조류와
모자반이 지천에 널려있다.
아낙은
갯바위를 오가며 미역을 딴다.
바구니 가득한 미역다발을 들어 올려 보이며
함박웃음이다.
민서할머니(69)가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갯바위를 걸어 나온다.
이상한 걸 많이 잡았다는 할머니의 바구니에는 성게와 고둥이 대부분이다.
“밤생이하고 고동 잡았어, 요상한 것만 많이 잡았어.”
할머니는
망태기에 잡아온 해산물을
바닷물에 깨끗이 씻어 야무지게 묶는다.
할머니는 아낙에게 자신이 채취해온 해산물을 가져가라고 한다.
“이거 한 자루 가져가거라.”
“아니요, 우리도 많이 잡았어요.”
정이 오가는 아름다운 곳,
인심이 넘치는 백야도 진막골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이곳이 진정 사람 사는 동네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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