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

[스크랩] 고독이라는 사내 하나/신달자

대영플랜트 2010. 12. 18. 23:07

 

 

고독이라는 사내 하나 - 신달자


내 집에 사내 하나를 들여놓았다
속은 의뭉스럽지만 뚝심은 있어
냉정한 수모도 태연하게 받아들여
날카롭게 밀쳐내도
다시 무표정한 제 자리를 차지하는
그 덤덤한 사내를
아예 내 집에 눌러 앉히기로 했다
깨끗한 베개 위에 그의 머리를 쉬게 하리라
사귄지는 오래지만 늘 괴팍하게 등 돌리며
죽기 살기로 피할 만큼 피해 보았지만
세월 탓인가
손 한번 잡지 않고 눈 맞춘 적도 없지만
은근히 내 몸까지 읽고 있는
그 사내에게 더는 잘난 척 할 게 나는 없다
요즘 들어 부쩍 몸놀림이 강해
민망할 정도로 음탕하게 내 가슴을 쓸어내리며
순전 깡으로 내 몸을 파고드는 사내 하나
내 건조증의 등이라도
긁어주기나 할까 몰라
고독! 너도 사내가 되기는 될까 몰라?


 

 


Myriam Hernandez - Una Vez Mas (다시 한번만)외
출처 : 라희의 시간과 공간..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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