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쓰는 이야기

[스크랩] 어느 하루에

대영플랜트 2011. 1. 13. 20:37
    어느 하루에 글/ 이 문 주 그리 멀지 않은 길을 하루종일 걸어왔다 덜 깬 영혼은 잠들어 있고 가슴 울림이 느껴진다. 마땅히 발디딜만한 징검다리 찾지 못해 시간의 순간을 뛰어넘어야 했다 중심은 사라지고 황혼은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여유 있다고 생각했는데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두려움이 앞서 가며 길을 안내해도 나는 머뭇거리고 주변은 아직도 어둠이다 볼 수 있는 것도 손 더듬어 찾아야한다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밝은 곳만 찾아다닌다. 길가에 널 부러진 낙엽 우는 소리를 듣지 못해 누가 슬퍼하는 줄도 몰랐다 어디에선가, 한 숨 쉬는 소리 의식하지 못하고 잡을 수 없는 별빛 손에 쥐고 싶어 흩어지지 못하도록 꽉 쥔 손 펼치지 못해 썩어가는 줄도 몰랐다 미처 대비하지 못한 내일이라는 그림자가 온종일 나를 감고 있어도 느끼지 없는 것은 어제를 다 떨쳐내지 못함이다 손 내밀지 않아 잡을 수 있는 것도 놓쳐 버렸다 미련인지 욕심인지 분간 할 수 없다 어제와 오늘을 다르게 느낄 것은 없는데 사람들은 환호성과 설레이는 마음이란다. 새로운 아침이 늘어날수록 쌓이는 것은 나이 이제야 알 것 같은 인생이란 삶 돌아보니 너무 멀리 와 버린 길에서 외롭다 풀 한포기 움트지 않은 들판의 겨울 고목처럼 서있는 나를 반겨줄 이름이 없다

 
출처 : 해바라기(夕芭.이문주)
글쓴이 : 이문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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