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현장

[스크랩] 쉬~~

대영플랜트 2009. 10. 6. 21:26

 

남몰래 오줌을 누는밤

          안명옥

 

 

술을 마시고 늦은 밤~
집으로 돌아가다 참지 못할 만큼 오줌이 마려워
걸음이 평소보다 급하다 오줌 마려운 것이,
나를 이렇게 집 쪽으로 다급하게 몰고 가는 힘이라니!
오줌이 마렵지 않았다면 밤 풍경을 어루만지며
낮엔 느낄 수 없는 밤의 물컹한 살을 한 움큼
움켜쥐며 걸었을 것을 아니 내 눈길이
보이지 않는 어둠 저편, 그 너머까지
탐색했을 지도 모를 것을
지금 내게 가장 급한 것은 오줌을 누는 일
지나가는 사람들 없는 사이
무릎까지 바지를 끌어내리고 오줌을 눈다
오줌을 누는 것은 대지와의 정사 혹은
내 속의 어둠을 함께 쏟아내는 일,
다시 오줌이 마려워오는 순간이 오기까지
내 속이 잠시나마 환해지는 일
변기가 아닌, 이렇게 아파트 단지의 구석에 쭈그려 앉아
몰래 오줌을 누는 일이
놀라워라,
일탈의 쾌감이 내川를 이뤄
이렇듯 밤의 대지를 뜨겁게 적실 수 있다니,
어둠 속에서 남몰래 오줌을 누는 밤
내 엉덩이가 달이 되어 공중으로 둥둥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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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옥 시인
경기도 화성 출생
성균관대학교 문과대학 중어중문학과 졸업.
한양대 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 석사과정 재학중
1995년 <한글문학> 수필 당선
2002년 <시와시학> 제1회 신춘문예 시 당선
예인 편집위원 역임.
고양시립도서관 운영위원고양신문사 기자.
중국어 강사

대표작 " 붉은수수밭 "  " 칼 " 
시집 - <소서노> 2005년 문학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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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줌 - 김봉희


                 
                한번쯤 
                서서 오줌을 눠 보고 싶었다
                별난 계집애다.
                다른 계집들은
                이런 호기심 한번 안 갖는지
                그것조차 호기심이 생긴다.
                배뇨를 느끼는 건
                생리적인 것이라 좀처럼
                기회를 잡기가 어렵다.
                모처럼 샤워중에
                아차~
                뜨끈뜨끈한 물이
                가랑지를 적시우고 흐른다.
                누가 
                누가
                이렇게 
                자궁으로 남몰래 울어 본적 있는가
                뱃속에서도
                삭이지 못한 슬픔들이
                자궁을 훑고
                줄줄 흐르는 구...나.
                

 

 

                                       김봉희 시인

 

 

 

 

 

서서 오줌누고 싶다.

 

 

여섯 살 때~

남자 친구 소꿉놀이 하다가
      쭈르르 달려가 함석판 위로
      기세 좋게 갈기던 오줌발에서
      예쁜 타악기 소리가 났다.

      그 소리가 좋아~ 그 소릴 내고 싶어
      그 아이 것 빤히 들여다보며 흉내냈지만,
      어떤 방법, 어떤 자세로도 불가능했던

나의 서서 오줌 누기는
      목내의를 다섯 번 적신 뒤, 축축하고
      허망하게 끝났다.

      도구나 장애를 한 번 거쳐야 가능한
      앉아서 오줌 누기는
      몸의 길이 서로 다른 때문이라해도
      젖은 사타구니 만큼이나 차가운 열등이었다.

      그 아득한 날의 타악기 소리는 지금도 간혹
      함석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로 듣지만
      그 소리엔 젖어 축축한 그늘이 있다.

      서서 오줌 누고 싶다~ 
      마지막 한 방울의 우울까지 탈탈 털어내고 싶다.

 

 

 

 

이규리 시인 

경북 문경 출생.
1994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앤디워홀의 생각><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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