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쉼터

[스크랩] 봄비가 내립니다..

대영플랜트 2012. 4. 22. 07:38

봄비가 내립니다.. 
 
마른 대지가 비에 젖습니다. 
조금씩 내리다가 때론 강렬하게
땅을 흠뻑 적시며 봄비가 내립니다.
내리는 빗줄기 따라 내 마음도 젖습니다.

하늘 향해 몸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메마른 대지가 얼마나 몸살을 했는지를
출구가 꽉 막혀 분출하지 못한 내 마음을 
이제 빗속에 활짝 펼쳐 열어 보이고 싶습니다.

촉촉히 스며드는 수액은 저 아래 뿌리 
깊은 생명의 근원으로 힘겨운 반응을 하며
모든 피상을 덮고 일제히 비를 맞고 있을겁니다.
수고를 벗고 태고의 숨결로 아주 단순하고 간결하게..

비가 다시 힘차게 퍼붓기 시작합니다.
하늘은 해갈에도 시간을 벌려 하나봅니다.
어차피 하루 종일 내릴건데 무에 그리 바쁘냐고
조바심 치지말고 서두르지도 말고 그저 천천히 가자고..

봄은 재촉하지 않아도 깊어가는 것이고
깊은 만큼 서둘러 떠날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한꺼번에 피어버린 개나리와 진달래 목련이며 벚꽃이 
떨어져 내릴것을 알면서도 가슴을 열고 그 비를 맞습니다.

말없이 사랑하라는 듯 바라보는 빗줄기에도
당신에 대한 그리움이 서리고 나는 비에 젖습니다.
홀로 선다는것이 가슴치며 우는 것 보다 더 힘들었을까
살기위해 사랑하고 사랑하기 위해 저질렀던 그 많은것들 처럼..

떨어져 스며드는 빗줄기와 마치 삿대질하듯 튕겨져
고개를 쳐드는 분노처럼 불협 화음에 대지가 몸살을하고
심장에 닿을듯한 그리움은 날씨와 무관하게 여전히 아름답다. 
오락가락하는 바람과 비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렇게 내리고 있었다..
 
나는 지금 비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비가 내리는 만큼 흠뻑 젖어 비틀거린다
아무리 멀리있고 아무리 오래 떨어져 있어도 
기억 위를 걷노라면 내 마음도 그곳에 있으리라 믿어본다..
산에, 산애..
 
 
출처 : 좋은글과 좋은음악이 있는곳
글쓴이 : 산애(山愛)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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