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공사장
炚土 김인선
모두가 제 갈 길로 나가 버리고 조용해야
번쩍 머리 들고 망치는 아침 아홉 시에 일어난다
끝없이 박아대야 할 운명 지닌 채
만남의 인연으로 둥지 틀고
아이 등록금을 박고
쌀 알갱이 박고
고등어 한 마리를 박고
소주 한 잔 박고
눈물과 사랑 흐르는
모진 세월
모든 것을 닥치는대로
콱콱 때려 박는다
좁은 골목 시끄러웠나
창 열리며 삐죽이 내미는 하얀 머리
푸석한 얼굴 잠 설치고
이심전심인가
빙긋이
창틀 거머쥔 닳고 닳은 손
아, 저 노인도 아직 박을 것 남아 있을까
생의 찌꺼기 한이라는 것
그것일까?
출처 : 사오십대 쉼터
글쓴이 : 炚土 김 인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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