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에게 서열은 ‘존재가치’다.
지난 5월 부부세미나가 끝나자마자 42세의 동갑내기 부부가 상담을 요청했다. 남편은 아내에게 이끌려 억지로 참석한 것 같았다. 남편의 얼굴에는 ‘화’가 가득 차 있었다. 아내가 먼저 이야기를 시작했다. “옹졸한 남편 때문에 못 살겠어요!” 사연은 이랬다. 이 부부는 아침 식사시간부터 싸우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이유는 아내가 모든 식단을 아들 위주로 준비하기 때문이란다. 고기와 생선은 물론 과일도 맛있고 큰 것은 아들 앞에 놓는다. 남편에게 돌아오는 것이라곤 생선 머리와 꼬리 부분, 작은 과일 뿐이다. 그걸 볼 때마다 남편은 화가 부글부글 끓어오르지만 말을 하지 않는다. 치사하고 옹졸한 것 같아서.
하지만 아내는 남편의 표정을 보면서 또 저런다 싶어 못마땅하다. 한창 크는 초등학생 아들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싶은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이 과연 아빠인가 싶다.
그러면서 서로 말은 하지 않지만 눈빛으로 싸운다. 그뿐 아니다. 아들 옷은 백화점에 가서 정품으로 그야말로 비싼 걸로 사면서도 남편 셔츠는 기껏해야 기획 상품 정도다. 아들 옷 하나 값으로 남편 셔츠 서너 개는 너끈히 살 수 있다.
남편은 이런 아내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마음속에는 늘 불만이 가득하다. 하지만, 아내는 아들을 위한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에게 오히려 불만이 많다. 어느새 영악한 아들은 집안에서 아빠와 엄마보다 자기가 첫째라고 생각하고 자기밖에 모른다. 무슨 일이든지 자기 마음대로 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런 아들을 보면서 남편은 비참한 생각마저 든다. 가정에서는 항상 왕따를 당하고 설 땅이 없다. 아내와 아들은 자신을 단지 돈 버는 기계로만 생각한다. 서열이 아들에게 밀리게 되니 남편은 자존심이 너무 상한다. 그 남편은 얼마나 울분이 쌓였던지 우리 앞에서 큰소리를 질렀다.
“당신은 남편을 00으로 알고 있잖아!”
아내는 남편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곧바로 응수했다.
“당신은 밴댕이보다 더 속이 좁은 사람이잖아! 삐칠게 따로 있지 자식 입에 들어가는 게 그렇게 아까워, 당신이 아빠가 맞아?”
우리 집이라고 별수 있었겠나? 작은아들이 여섯 살쯤이었을 때다. 그 당시는 바나나가 아주 귀하고 비쌌다. 퇴근할 때 아껴둔 용돈으로 바나나 한 송이를 사서 콧노래를 부르며 들어왔다.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그런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는가. 아내가 당연히 나한테 먼저 주는 줄 알았는데 달랑 두 개만 떼서 아이들만 하나씩 준 후 나머지는 숨겨놓지 않는가. 비록 회사에서는 직위가 낮지만 집에서만큼은 왕으로 대우받으리라 기대했는데…. 두 아들에게조차 밀린 내 처지가 한심스러웠다. 그렇다고 화를 내자니 너무 옹졸한 것 같고, 참고 있는데 감정이 얼굴에 드러났다. 그 모습을 본 아내가 왜 그러냐고 물었다. 처음에는 아무 일도 아니라고 했지만 계속해서 묻길래, “나는 입이 아니냐?”며 한마디 했다. 그제야 아내는 아이들만 주려고 사온 것을 미안해했다.
며칠 후 식탁에 갈치구이가 올라왔다. 작은 아들이 가장 큰 토막을 집으려고 했다. 그 순간 아내는 “경열아, 우리 집 제일 어른은 누구?”, “아빠!”, “그 다음은?”, “엄마!”, “그 다음은?”, “형님!”, “그럼 가장 큰 토막은 누가 먹어야 되겠어?”, “아빠”라면서 가족의 서열을 가르쳤다. 그 후 아이들은 서열을 잘 지켰다. 형을 ‘형님’이라고 부르며 항상 먼저 생각하고 따랐다. 물론 큰 아들도 동생을 무척 아끼고 존중했다. 두 아들은 지금까지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을 정도로 우애가 깊다. 우리 가족이 서로 존중하면서 평화롭게 잘 지낼 수 있는 것은 가족서열을 잘 지켜준 아내 덕분이다.
남자에게 ‘서열’은 매우 중요하다. 어디서나(직장, 모임, 가정) 직위, 나이, 권력 등으로 항상 서열을 정한다. 모임을 만들 때도 서열대로 회장부터 뽑는다. 발언순서, 좌석배치, 들어오거나 나갈 때도 모두 서열대로 한다. 이처럼 남자들이 활동하는 곳은 언제나 조직화, 서열화 되어 있다. 그래서 남자는 어디서든지 자신의 서열을 스스로 매긴 후 그 서열에 맞춘다. 또한 아무리 친하더라도 상사와 걸을 때는 반 발짝 뒤에서 걷는다. 이렇게 남자에게 서열이 중요한 것은 옛날 수렵시대에 무리 지어 사냥할 때의 유전자가 이어져 온 것이기 때문이다.
서열은 남자의 존재가치이다.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때 남자는 무시당했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자녀 중에 아들이 있다면 반드시 서열을 지키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 형제간에 우애 있고, 사회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다. 형제간 우애가 없는 집안은 대부분 엄마가 자녀의 서열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아빠와 아들 사이는 언제나 ‘경쟁관계’임을 잊지 말라. 집안에서 아빠가 첫째이자 중심이라는 서열의식을 아들에게 반드시 심어줘야 한다.
가정은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가장 기본적인 집단이다. 집단생활이 평화로우려면 반드시 질서가 있어야 한다. 특히 가정에도 가족 간에 질서가 있어야 화목하다. 그 질서는 남편의 권위에서 시작한다. 남편의 권위주의는 없어야 하지만 권위는 반드시 있어야 집안에 질서가 있다. 그런 권위는 남편 스스로 세울 수 없다. 반드시 아내가 존중하고 세워줘야 한다. 아내로부터 권위를 존중받으면 남편은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이해심도 많아진다. 무엇보다 자녀들이 올바르게 자란다. 자녀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질서가 있다. 때문에 가정에서부터 질서훈련을 시키면서 사회성을 길러야 한다. 예를 들어 사자의 세계를 한 번 보자. 암컷이 먹이를 사냥하지만 반드시 수컷부터 먼저 먹는다. 철저하게 수컷의 서열을 존중하기 때문에 사자는 집단생활을 평화롭게 한다. 인간세상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여자에게는 서열의식이 없다. 가족은 다 같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보니 때에 따라서 남편보다 자녀를 먼저 챙기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먼저 주기도 한다. 엄마 특유의 모성본능이기도 하지만 서열의식이 없는 아내가 무의식적으로 한 행동이다. 남편을 무시하려고 한 것이 절대 아니다. 하지만 남편은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마음은 무시당했다고 느낀다. 이처럼 남자는 서열을 중시하고 여자는 관계를 중시한다.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배려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권위를 존중하는 질서 있는 가정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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