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이다 보니 아침과 낮 기온이 차이가 많이 난다. 그래서인지 몸이 찌뿌드드하고 무거운 짐짝 하나를 어깨에 이고 있는 것 같다. 나이를 먹어서인가? 아니다. 아직 40대 초반인 나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전날 친구들과 만난 자리에서 과음한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푹 쉬고 나면 좋아지겠지 생각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몸살 전조 증상이 보일 때 주사 한 방을 맞고 와야 안심이 될 것 같았다. 건강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나인데 때가 때이니만큼 의학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이날따라 병원에 가서 주사도 맞고 약도 먹고 따뜻한 전기매트 위에서 한숨 자고 땀을 흘리고 나면 좋아지던 몸이 이상하게도 뼈 마디마디가 쑤시고 머리도 띵~한 것이 흔한 몸살이 아닌 듯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열심히 일하고 있는 신랑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 "그러게 작작들 좀 드시지. 자기들이 무슨 20대인 줄 알아?" 남편의 손놀림은 무척이나 정성스러웠고, 그 손길로 인해 찌뿌드드한 몸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아내를 위해 정성스럽게 안마를 해주는 신랑이 오늘따라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그런 내 몸의 반응을 감지했는지, 신랑의 손길은 내 예민한 부위를 부드럽게 넘나들었다. 그럴 때마다 나도 모르게 작은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정성스럽게 애무하던 신랑이 내가 흥분한 상태가 되자, 내 귓가에 조용히 속삭인다. 신랑은 내 옷을 하나둘 벗겼고, 나 역시 거부하지 않았다. 신랑은 나를 옆으로 누이고 뒤에서 부드럽게 내 몸 안으로 들어왔다. 몸이 아픈 나를 위해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체위를 선택한 것이다. 피스톤 운동도 평소보다 훨씬 약했지만 오히려 이렇게 강도가 낮고 부드러운 섹스에 흥분이 고조됐다. 뒤에서 피스톤 운동을 하며 신랑은 손으로 쉬지 않고 내 몸 구석구석을 마사지(애무)해주었다. 그 서비스 정신에 난 감동했고, 마음이 동하니, 몸도 쉽게 따라 올라갔다. 세상에, 이렇게 강도가 약하고 부드러운 섹스를 통해서도 오르가슴에 오를 수가 있다니. 그때 난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오르가슴은 상대방의 기술이 아닌, 정신적인 데서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그리곤 남편의 팔베개를 베고 누워 깊은 잠에 빠져들었고, 아침에 일어나자 언제 아팠냐는 듯 씻은 듯이 몸이 나은 게 아닌가. 그뿐만 아니라 전날에는 전혀 당기지 않은 식욕도 돌아와 있었다. 병원에 가서 맞은 주사보다 사랑의 살주사가 나에겐 훨씬 효과가 있던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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