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우소 (세상사 이야기)

친구야 내 넉두리 좀 들어주게,,,

대영플랜트 2016. 6. 16. 17:39




친구!


눈물을 흘리며 빵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인생은 논하지 말라는 격언이 있었지?


나는 오늘 아침에 눈물을 흘리며 라면을 먹었으니, 인생을 논할 자격이 있겠지?


얼마 전, 정년퇴직을 한 친구가 다시 그 회사에 70%의 임금을 받기로 하고 재취업을 했는데, 다시 잘린 일이 있었다네.


뭐, 경영난이라고는 하나 동작이 굼떠 잘린 것 같다고 말했지.


세 준 아파트도 있고, 살고 있는 빌라도 있고, 연금도 나오는데 그만 쉬라고 얘기를 했더니,

 마누라 잔소리 때문에 집에 붙어있을 수 없다고 했다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존경했던 마음은 사라지고 그 여편네를 후려 갈기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네.


그 친구야말로 한 눈 팔지 않고 오직 가정만을 생각하며 한우물만 파던 착한 친구였거든.



이젠 내 이야기를 하겠네.


정말, 오랜만에 좀 큰 계약의 잔금이 있어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갔다네.


밴드가 울리는 분위기 있는 술집에서 아내와 통화를 한 게 발단되었다네.


우리 나이에 직장 없는 친구도 있는데, 자기 사업이라도 하며 술을 마시러 다니는 남편을 자랑스레 생각은 않고 바가지를 긁어?


옛날 어르신들은 우리 나이에 벽에 똥칠을 하며 살으셨다는 엄연하 사실적 근거도 뚜렷하건만!


친구!


이것,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잔소리 듣기 싫어 면도만 대충 하고  승용차로 회사출근했지.


사무실 나와 냄비에 끓인 라면을 커피 종지에 후후 불며 먹다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는 걸 어떡하느냐고!


새삼스레 몇 해 전 자살한 친구가 그리워지는 거였어.


백억 대의 재산을 두고 간 그 친구가 왜 죽었는지 이해할 수 있겠더군.


그곳은 얼마나 자유로울까!


그곳에서는 아내의 잔소리는 전혀 없겠지?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내 뺨 위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다네.


이렇게 비참한 인생도 살 가치가 있는 걸까?


이놈의 세상은 갈수록 남자들의 영역은 좁아지기만 하니 그곳이 가고 싶어진다네.


남편 없는 세상에 살다 보면 어쩌면 지금의 내가 그리워질거야!


며칠 집을 떠나 먼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네.


세수를 다시 해야겠어.


눈물자국을 지워야지.


며칠 내가 보이지 않으면 먼 곳으로 갔다고 생각하게나!


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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