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쓰는 이야기
그러나 울지마라/李相潤 새처럼 일찍 눈뜨고 바라보는 둥근 아침해가 쓸쓸함으로 다가오는 나이 무엇인지도 모르게 아프게 살아온 날들이 그리운 그리움이 되는 나이 주위에서 바람막이로 살아가던 어른들이 말없이 죽어가고 그 소식을 편지처럼 읽는 나이 애태우며 키워 온 자식들의 뒷모습에서 아직도 마음이 가난해지는 나이 죽어서도 당신 곁에 누워야 편할 것 같다는 유언 같은 그대 말이 마지막 눈물이 되는 나이 그래서 우리 아름답게 살아야 할 남은 날들이 찬란한 슬픔이 되는 나이 그러나 울지 마라 외롭고 쓸쓸한 인생길이 그래도 이만큼 살만하고 눈물 흘릴 수 있도록 아름다운 것은 우리에게 추억처럼 지닐 수 있는 가시같은 아픔 몇 개 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 -시집『하느님도 똑같다』(화암. 2012)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