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저랑 함께하는 고학년 아이들이 평소와 다르게 아주 소란스럽게 들어섰습니다.
"조용히!!"
제가 나서서 제지를 하는데도 나서는 아이,
"샘~ 말좀 들어보세요."
"야아 내가 말할래."
아이들간에 서로 먼저 이야기를 하겠다고 난리가 난것임을 눈치채고
"아무 이야기도 하지마. 안들을래."
아이들의 말을 막으며 조용히 시키려고 했건만... 녀석들은 좀처럼 조용해지지 않습니다. 참다못해
"그래 누가 이야기할래? 너희들은 다 아는 이야기같은데..."
"제가 할께요."
"나도 할래."
무슨 이야기이기에 서로 먼저 하겠다고 소란을 벌이는지 은근히 궁금해졌습니다.
"그럼 동시에 다 함께 해봐^^"
두서없이 소란스럽게 꺼내놓는 녀석들의 이야기는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의 어느 선생님 컴퓨터에 야동이 저장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간단한 이야기를 서로 하겠다고 소란을 피운 아이들의 입가에 웃음이 번집니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 이야기였어? 서로 하겠다고 난리칠 정도로...."
"어~ 샘은 안놀라시네요."
"놀랄게 뭐가 있어. 너희들도 친구집에 가서 야동봤다고 했잖아. 너희가 말하는 그 선생님 남자선생님이지?"
"예."
"선생님도 사람이고 남잔데... 어린 너희들도 봤다던 야동 좀 보면 안되냐^^"
"샘도 야동보세요?"
"ㅎㅎㅎ그거 안보고 실제로 하는데 왜 봐.ㅋㅋㅋ"
"아이 샘 변태~!"
"그래. 난 변태다 어쩔래? 샘이 변태면 너희 아빠, 엄마도 다 변태겠네.ㅋㅋㅋ 그 선생님 컴퓨터에 야동이 저장되어 있다는 것은 어떻게 알았니?"
"제 친구 OO이가 우연히 선생님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걸 봤대요."
"간수 좀 잘하시지. 그 선생님 이제 난감하시겠구나^^"
"뭐가 난감하다는 거예요?"
"잘은 모르지만 너희들에게 퍼진 소문때문에 그 선생님은 교장선생님께 혼날지도 모르겠네."
"선생님 잘못이잖아요. 야동을 학교 컴퓨터에 저장했다니 놀랄 일이지요."
"......"
아이들에게 더 이상 해줄 말이 없었습니다. 아이나 학부모, 아니 다른 선생님들도 놀랄 일이지만 비슷한 선생님이 가끔 등장한다는 소식을 듣곤 했습니다. 이번 일과 다르게 몇년전에 제가 들은 바로는, 어느 남선생님이 수업중에 아이들에게 자습을 시켜놓고 야동을 은밀하게 혼자 보고 있었는데 무슨 실수를 했는지 컴퓨터와 텔레비전이 연결되어 아이들 학습으로 사용하는 큰 화면의 텔레비전에 야동의 장면이 아주 잠깐 나와서 그반이 난리가 났다는 소문을 들은 몇달 뒤, 그 선생님은 다른 곳으로 전근을 가셨다는 것입니다.
학교선생님이 담배를 피우면서 제자들보고 담배피우지 말라고 아무리 강조해봐야 아이들에게 설득력이 없듯이... 야동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자라는 새싹들에게 좋은 자료가 아니기에 감추고 싶은 것일텐데... 아무리 혼자 사용하는 개인용 컴퓨터라고 하지만 요즘 아이들, 컴퓨터 다루는 솜씨가 얼마나 능숙한데 학교 컴퓨터에 야동을 다운받아 저장해 두었다는 것은 아이들 표현대로 그야말로 놀랄 일입니다. 깜짝 놀라 그 소식을 전하는 아이들에게는 자연스러운 현상인 듯 담담한 척 반응을 보였지만... 아이들에게 딱히 해줄 말이 없어서 속으로는 쩔쩔맸습니다.^^
다양하게 발전하는 콘텐츠의 많은 정보들 중에 유익한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구분하는 지혜는 비단 아이들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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