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스크랩] 31살 철부지의 부동산에 대한 단상

대영플랜트 2012. 11. 1. 20:46

매일 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글을 남겨봅니다. 이곳에 계신 많은분들의 높은 식견과 경험, 지식에 감탄하며 저도 부족하지만 한줄 끄적여 볼까합니다. 부담없이 솔직히 쓰려고 하니 재미삼아, 간접경험 삼아 한번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저는 현재 부천에 살며 부동산관련일은 한 3년정도 하다가 그만둔 상태입니다. 


제가 처음에 부동산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습니다. 큰물에서 놀아야 한다...우리나라는 대부분 부동산이다...(실제로 알고보니 국부의 80프로가 부동산인 비정상 나라더군요) 그래서 처음 시작한게 번화가 빌딩의 상가분양 입니다. 빌딩의 일부층을 임대하여 새로운 사업자를 내고 분양을 하는 것이었는데, 평당 분양가를 3000만 이상 책정하더군요...너무 비싸지 않나도 잠깐 생각했지만, 명동도 평당2억인데 비싼건 아니다~! 란 생각으로 자위를 하게됐죠. 하지만, 분양을 하다보니 이상한 점이 하나둘씩 생기더군요. 도무지 수익률이 맞지 않는 겁니다. 평당 임차비, 시설비, 매출, 유동인구,인건비 등등 여러가지 고려해보아도 답이 안나오더군요. 그와중에 빌딩주, 한층의 임차인(매수인도 아니고 임차인..)의 지나친 탐욕이 눈에 보였습니다. 

분양상가라는게 이런것이구나 느끼게 되었죠 ^^ 더 황당했던건 저의 본부장께서 저에게 자기가 돈이 없으니 돈을 대라고 하더군요..대출까지 몇천 받아가면서~ 그래서 바로 생이별 하고 말았습니다. 주댕이만 살았지, 결국 부동산업계 종사자들중 많은사람들이 입만살고 실제로는 거지란게 느껴졌거든요. 거지란건 참을수 있지만, 자신의 책임을 타인에게 그것도 밑의 직원에게 전가시키는건 인간으로서 너무나도 부도덕한 짓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실제로 제명의로 핸드폰도 일이백정도 썼으며, 저의 돈도 상당부분 갈취아닌 갈취를 하였습니다 ㅎㅎ. 정말 얼굴에 학을 띄고 떠났지만, 이때까진 잘 몰랐습니다. 이사람은 약과 였다는것을....부동산업계의 속성을...


상가현장을 나와, 지인의 소개로 일산의 모 아파트 분양현장을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한채 팔면 얼마라는 (대략 800-1000가량)말을 믿고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물론 분양이라는 일 자체가 그전에 익숙했기 때문에 별로 위하감은 없었습니다만...이때 아파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죠. 저도 사람인지라 분양가에 대해 어느날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는데 너무나도..정말 너무나도!! 터무니 없는 겁니다. 전 부동산일 하기 전에 사실 사회탐구 강사를 했던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기초경제에 대한 약간의 지식과 이해는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최소한의 수요와 공급, 원가에 대한 고민정도는 했었었거든요. 그런데 알면 알수록 공부하면 할수록 이상한 생각이 드는 겁니다. 아파트....어거 뭔가 이상하다...잘못돼도 한참 잘못되었다...땅값, 공사비, 분양비 아무리 개난리 쳐봐도 이정도 가격이 나올수는 없다라는걸 깨달았습니다. 그런데 강남아파트는 평당 몇천이라니!! 탐욕도 정도가 있지! 은행이랑 사바사바해서 돈도 빌리게 해놓고 개바가지라니!!! 심해도 너무 심하더군요...결국 여건상 분양이 잘 안되었고 (나름 1군 아파트 였습니다)저도 충격으로 열심히 잘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팔생각도 접은채 미련없이 떠나고 말았습니다. 덕분에 쓰잘데기 없는 아파트의 구조나, 입지, 주변환경 등을 배운것은 나름 배운 것이지요. 물론 그것도 상당부분 과대포장 된 부분이 많지요. 실례를 몇가지 들면....


xx역 도보 5분!! -....장난하나? 단 우사인 볼트나 경보선수일 경우 가능할 수 있습니다. 완전 거짓은 아닙니다.

가전제품 무상제공!! - 얼마나 중간마진이 많으면 그런걸 주냐....다 필요없고 생쌀 먹어도 좋으니 분양가나 깍아라..

선착순! - 지랄말고 너희 가족이랑 사돈에서 팔촌까지나 선착순 시켜서 팔아라. 그정도로 좋으면..

              말만 선착순이지 줄 서있는 꼬라지를 단한번도 본적이 없네요...

마지막 기회! - 내가 보기엔 너인생이 이걸로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중도금 무이자 특별혜택 - 특별이고 나발이고 안팔리다는 증거...난 특별한 사람아니다!!

회사보유분, 급처리, 한시적혜택 등 온갖 개소리 - 좋으면 계속 보유하시던가...급하면 반의 반 이상 깎으시던가..등등


참 저도 어리석은게, 여기서도 부동산 미련을 못버리고 기획부동산으로 갔습니다. 힘들었던 제 입장에서는 기본급 플러스 알파라는 미끼가 있었거든요 ^^ 대부분의 토지분양 회사들이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젊으신분들 절대 가시면 안될걸로 사료됩니다. 여러분은 먹이사슬의 밑부분을 자처해서 들어가는 것이거든요. 그 사이에 공부를 하시고, 현재 하는일의 스킬을 늘리는 것이 더 좋을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어찌되었든 가서 또 무한반복 콜 (아웃바운드)을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사람들은 대부분....거의 다 거절이었죠. 제 위에 있던분이 모 여자 부장님 이었는데, 자꾸 쪼더군요. 전화 많이해라. 큰소리로 해라. 일단 친해져라. 주위사람 돈있는 사람 없냐 등등. 

그러던 와중에 사람들과도 알고 지내다보니까 예전에...기획부동산에서 토지를 산사람들이 매가의 반값에라도 팔려고 아우성치는 것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기획부동산이라고 다 나쁜것은 아닙니다. 제대로 사업계획을 짜서 충실히 토지 매수자의 이익을 실현하려고 하는곳도 있으니까요. 다만, 그런 업체가 상당히..아주 상당히 드물다는것. 토지를 사시려는 분들은 꼭, 무조건 본인의 권리분석과 발품뿐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부분적으로 중개사, 법무사, 세무사, 컨설팅 업체의 도움을 받을수는 있겠지만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부분적인 것이지, 총체적으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것은 본인입니다. 절대로 업자의 유혹과 본인의 부족한 판단에 맡기지 마세요.


그런 와중에 회사가 망했습니다. ㅋㅋ 부장님은 다른곳으로 오라고 하더군요...일하면서 제 손님까지 본인이 가로챈적도 있는분이...오라고 하는데 제가 왜 갑니까? ㅋ 기획부동산에서 느낀점은, 이들은 끊임없이 팔아야만 한다는것...폰지사기의 밑바닥이라고 할까요. 나중에 사업자 바꾸고 부장들 물갈이해서 새로 인원꾸미면 그만이니까요. 항상 과거는 필요없고 미래의 꿈만을 얘기하고, 공시지가 얼마 되지도 않는 땅을 미친듯이 부풀리기해서, (이것은 시공사들의 작태와도 비슷합니다) 바가지 씌우는 놈들이죠. 

그런데 이상한건, 이런 업체가 셀수도 없고, 또한 돈을 번 사람도 많다는 겁니다!~~! 

저는 이것에 대해서도 나름 결론을 내렸습니다. 혹시나 다른의견 가지신분은 언제라도 환영합니다.


박정희 정권이후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하면서 soc사업은 계속 진행되고, 그에 따라 주거용지, 상업용지, 공장용지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자연적으로 개발지가 늘어났고, 그 와중에 미리 싼값에 사놓은 사람들은 엄청난 불로소득을 취한게 아닌가...생각 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일부에 불과하거늘 당신도 할수있다라는 말로 꾸며대는 거죠. 마치 로또1등가게에서 당신도 1등 맞을수 있다!!라는 구호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으로 과수원과 갈대밭이었던 강남도 그중 하나이겠죠. 하지만, 이것은 고성장이 지속되는 한에서만 가능할터! 지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망한 회사를 뒤로하고 간곳이 재개발, 재건축 회사였습니다. 생략되었지만, 빌라분양이나 친분있는 사장님들과의 개별 물건매매나 전월세건 등도 있긴했습니다만, 규모가 작고 지속적으로 한게 아니어서 접겠습니다 ㅎㅎ

재개발, 재건축에 대한 저의생각은 역시 단순무식!~ 두꺼바 두꺼바 헌집줄게 새집다오란 거였거든요. 거기다 높게지으니 얼마나 돈되는 장사인가요? ㅎㅎ 하지만 그생각은 실무를 접하면서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사업성이 안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실례로 인천에 추진한 xx아파트 재건축 사업도 결국 빠끄러지고 말았습니다.

대지지분 빵빵한 5층짜리 아파트를 30층 이상의 주상복합으로!! 얼마나 꿈같은 이야기 인가요? 하지만 실상을 알면 알수록 진짜 꿈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역시나 사업성....즉 돈이 안되니까요. 복잡한 얘기는 뒤로하고, 결국 수요자가 없는 사업은 말짱 도루묵 이라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30층이 아니라 50층 100층을 지어도 다 헛수고 니까요. 아무리 집을 100채 1000채 지어도 살사람이 없다면 관리비만 나가는 애물단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것으로 저는 수많은 사람들의 일하자는 제의를 뿌리치고 결국 지금은 작은 기업에 들어가서 평범하게 한달에 200-300이라도 벌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3년간 부동산 바닥 뒹굴면서 느낀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부동산은 사람의 인생과 같다...사람이 태어나 성장하고 죽듯이 부동산도 똑같다. 남는것은 토지뿐


미개발지가 개발되고 도시가 생기고 번화하고 그것이 쇠퇴하고 결국 유적만 남게되는...마치 로마의 콜로세움이나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처럼 말입니다. 물론 작게본다면 상승, 하락등이 있겠지만, 결국 건축물은 무가치해 지는것 같습니다. 몇백년 뒤의 후손들이 강남의 고층건물들을 보며 말할지 모르겠네요. 예전에 우리 조상들은 저런곳에서도 살았어...라고 ㅋ 물론 땅은 남아있겠지요. 건물을 짓건 농사를 짓건 땅을파고 지하로 들어가건~


2. 한국의 아파트는 미쳤다


두말하면 잔소리겠죠...빨리 팔고 튀는것이 상책일뿐~


3. 화근이 되어버린 부동산


원가 얼마 되지도 않으면서, 토지주, 시행사, 시공사, 분양업체, 계약자 그 후로 전매를 거치며 미친듯이 상승해온 대한민국 부동산...결국 젊은애들의 꿈과 희망마저 앗아가버린 주범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특히나 주택들..저도 제집하나 가지고 싶습니다 엉엉 TT 지가상승으로 인하여 모든 산업의 단가를 높여 물가상승의 원인이 되었다고도 생각합니다.


4. 탐욕의 끝은 자살뿐


부동산 이바닥 저바닥 뒹굴다보니, 나이든 분들을 많이 만났는데...특히나 담보대출 많이 받거나 하시는 분들 입에서 항상 나오는 소리는 죽겠다...참 저도 죽겠습니다만 그분들 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특히나 부동산 폭등기 끝자락 잡으신분들....그나마 수익성 상가나, 원룸, 다세대 잡으신 분들은 돈이 들어오니 다행이지만 아파트는 뭐랄까...참 답이 안나오더군요. 결국 본인의 욕심이 화를 부른것 같습니다. 아파트 담보대출 많이 받으신 분들은 끈없이 한강에서 낙하할 좋은기회가 다가오는것 같습니다 --;; 다 본인이 자초한 일이기는 하지만, 건설사와 은행, 찌라시, 분양끄나풀들이 참 악랄했다는 생각이 드네요...철없이 아파트사라고 했던 저도 참 어리석었었죠 ㅎㅎ


마지막으로, 우리인생이던 경제던 부동산이던 어떤경우에도 공짜점심은 없다는 것을 느끼며 글을 마칩니다~



 

출처 :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글쓴이 : 최강 이실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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